디지털에 밀린 '타임', 공화당 큰 손 업은 美메레디스 그룹에 매각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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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11-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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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레디스, 주식·부채 포함 28억 달러에 타임 그룹 인수

  • TV·잡지·모바일 등 매체 다변화로 페북·구글 등과 광고 경쟁

  • '공화당 큰 손' 거액 투자..."기사 편집에 관여 안해"

[사진=연합/AP]


유력 시사전문지 '타임', 경제전문매체 '포천' 등을 발행하는 미국 거대 출판 그룹 타임이 디지털 환경에서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또 다른 미디어 그룹인 메레디스에 전격 매각됐다. 이번 인수로 몸집을 불린 메레디스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온라인 매체와의 광고 경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뉴욕타임스(NYT), CNBC 등 외신의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 내용에 따르면 메레디스 그룹은 발행된 주식과 모든 부채를 포함, 총 28억 달러(약 3조452억8000만원)에 타임을 인수하기로 했다. 타임의 시가총액은 25일 기준 16억8000만 달러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타임의 주가는 전장 대비 46% 높은 18.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메레디스는 월간지와 지방 텔레비전 방송 등을 제작하는 미디어 그룹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48억 달러(약 5조2204억8000만원)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억 달러는 광고 수입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메레디스 그룹이 확보할 수 있는 독자층은 1억3500만명으로, 6000만명의 유료 판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로 확장한다면 미국 내 순방문자만 1억7000만명으로 늘어 연간 100억뷰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지털 매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페이스북, 구글 등과 광고 경쟁을 본격화하리라는 것이다. 

스티븐 레이시 메레디스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TV와 출판, 모바일 등을 포함해 약 2억명의 미국 소비자를 안고 가는 미디어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의회전문 더힐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타임의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 중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인수전이 주목 받는 이유는 미국 10대 부호로 꼽히는 석유재벌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자회사를 통해 인수 금액의 20%에 가까운 6억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이다. 코크 형제는 재산 규모가 각 485억 달러(약 52조 7389억 원)에 달해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미국 400대 부호 리스트 중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큰 손 후원자로서 보수 진영과 공화당 측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들이 코크 형제의 편집권 침해를 우려한 데 대해 메레디스 측은 "코크 형제는 투자자일 뿐 타임지의 편집과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받았다.

타임 그룹은 1922년 설립된 후 '타임'과 '포천' 등 전 세계에서 약 60여종의 유명 잡지를 발행해왔다. 특히 설립 이듬해에 창간한 시사전문지 타임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시사 잡지로서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 변화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타임의 지난 3분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5% 감소한 6억79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최근 출판 광고가 감소한 데다 온라인 광고의 상당 부분을 페이스북과 구글 등 디지털 전문기업에 뺏기자 사업 구조조정과 잡지 매각, 인적 쇄신 등을 통해 이미지 개선을 꾀했지만 결국 미디어 그룹에 전격 매각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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