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LAT 부문에서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상품이 많아 금리 역마진에 취약한 탓이다. 지난해 LAT 개선 초안이 발표된 이후에는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 부담이 심각해 사상 최대의 건전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올해 삼성생명은 지난해보다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대규모 중간배당을 실시해 운용자산이익률이 개선된 덕이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IFRS17(국제회계기준) 대비 일환으로 LAT 제도 개정 공개협의안을 발표했다.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적립 기준을 강화해 IFRS17 도입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공개협의안 발표 이후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위기론이 제기됐다. 삼성생명이 금리 역마진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분석 탓이다. 책임준비금 부담이 최대 27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마저 나오면서 당시 11조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의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를 방증하듯 과거 삼성생명의 LAT 결과는 항상 악화됐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차츰 금리 역마진 위험이 커진 탓이다. 실제 삼성생명의 LAT 잉여액 합계를 살펴보면 지난 2013년 말 7조4468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1647억원으로 3조원 이상(44.07%) 줄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LAT 잉여액은 10조135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3.37% 늘었다. 단 6개월 만에 LAT 잉여액이 6조원 이상 확대된 것이다.
이는 계열사 삼성전자가 중간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주당 1000억원 중간배당을 실시한 삼성전자는 올해 주당 7000원의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삼성전자의 주식 1062만2814주(지분율 8.13%)를 보유한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전년 대비 배당수익이 6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배당수익 급등 영향으로 삼성생명의 조정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말 3.89%에서 올해 상반기 말 3.95%로 0.06%포인트 개선됐다. 생보업계 전체가 3.91%에서 3.9%로 0.01%포인트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개선세가 뚜렷하다.
LAT에서 운용자산이익률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보험부채가 많더라도 보험료를 활용해 그 이상의 수익을 내면 보험금을 돌려주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즉 자산운용을 잘해 금리 역마진 위험이 줄어들 경우 LAT 결과 역시 개선되는 구조다.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제기됐던 삼성생명 위기설이 지금은 쑥 들어갔다"며 "LAT 개정안이 이전보다 온건하게 변경된데다 삼성생명도 삼전전자 덕에 LAT 잉여액이 크게 늘어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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