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오는 한·EAEU FTA…러 외무부 차관 "원칙적으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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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7-11-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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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EP·러 발다이클럽 27일 '아시아지역 콘퍼런스' 공동 주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2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러시아 발다이클럽과 공동으로 '발다이클럽 아시아지역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가운데)이 오프닝 세션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7일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EAEU FTA 체결 추진이 탄력 단계를 넘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러시아 발다이클럽 공동 주최로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발다이클럽 아시아지역 콘퍼런스'에서 "러시아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는 우리 기업이 일본 다음으로 FTA를 희망하는 국가인 만큼, EAEU FTA는 러시아와의 사이에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낮출 기회로 여겨진다.

향후 EAEU FTA 체결로 러시아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1%포인트 인하되면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약 3.3% 증가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한국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고 경쟁력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경제융합을 위해 모든 파트너국과 검토해봐야 한다"는 신중함도 드러냈다.

2015년 출범한 EAEU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 등 5개국이 참여한 독립국가연합 중심의 경제협력체로 회원국 간 수출입 상품에는 무관세, 역외국가에 대해선 공동관세를 적용하는 관세동맹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때 9개의 다리(9 Bridges) 전략을 제시했다"면서 "9개의 다리는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과 러시아의 일대일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국가 전체와 연결된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면서 "평화와 경제협력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한·EAEU FTA는 지난 9월 6~7일 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추진하겠다고 합의하면서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당시 "현재 논의되는 한국과 EAEU 간 FTA 체결 논의가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6일 재단법인 '2017 여시재 포럼'에 참석해 "러시아가 한국과 경제연합을 추진하는 와중에 있다"며 "동북아시아를 중심축으로 유라시아와 물류 네트워크, 사람 교류를 통해 하나의 경제 질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IEP 관계자는 "한·EAEU FTA가 교역 확대는 물론 양측의 투자 확대를 통한 산업협력이 크게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양측은 협력 유망산업 발굴, 유망 산업단지 조성 등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핵 6자 회담 러시아 측 수석 대표인 모르굴로프 차관은 북핵 위기로 정체 상태인 북한 가스관 건설 사업과 관련해선 "유감스럽게도 한반도 정세 때문에 실현하기가 복잡하다"며 "이 프로젝트를 위한 정치적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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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 간 대화 분위 기가 만들어지면 여러 옵션 검토가 가능하다"면서 "지금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이 최근 두 달간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4년 창설된 발다이클럽은 러시아와 세계의 지식인을 초청해 정치·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회의체로, 이른바 '러시아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린다.

현재까지 전 세계 63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대표자들이 참석한 글로벌 행사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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