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어 외출이 곤란한 날, 상하이 대학생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O2O(온·오프라인 연계) 외식주문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식사를 주문한다.
알리페이(Alipay)나 위쳇페이(Wechat pay) 같은 모바일 전자결제 시스템을 연동, 지불을 완료하면 해당 O2O 서비스는 순식간에 소비자가 주문한 음식점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배달원의 위치를 파악해 알려준다.
배달원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측정된 예상 시간보다 10분쯤 일찍 도착한다. 친절과 미소로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좋은 평점을 부탁하는 말도 잊지 않는다.
상하이 현지에 체류 중인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 또한 외식주문 서비스를 애용하는 대표적인 소비층이다. 해당 앱을 이용하면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겪지 않고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배달을 위주로 하는 O2O 생활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전략으로 소비시장에 접근했다. 하나는 모바일·인터넷 등 통신을 매개로 한 전략이며, 다른 하나는 매체 광고 및 판촉 위주의 전략이다.
관련 업계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 또한 모바일·인터넷을 주요 플랫폼으로 하고 있다.
외식주문과 소셜커머스 기능을 종합한 메이퇀(美團)은 매출액이 2424억 위안(2016년 기준)에 달해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1731억 위안의 영업액을 기록한 커우베이(口碑)가 2위, 그 뒤를 바이두(百度·801억 위안)와 어러머(餓了嗎·540억 위안)가 맹추격 중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외식 배달원의 수 또한 급증하고 있다. 현재 중국 외식배달업 종사자의 숫자는 이미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대표적인 배달주문 앱 어러머에 소속된 배달원이 300만명에 달하며, 메이퇀의 경우 50만명이 넘는 배달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신속한 배달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외식배달업의 특성상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공안국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하이에서 발생한 외식배달원의 사망사고는 76건에 달한다. 배달원의 신호위반과 과속 등 교통법규위반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외식배달원의 안전보장관리도 아직까지 미흡한 상태다. 산재에 대한 보상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데다, 사고가 나면 회사에 의해 벌금을 부과 받기 때문에 배달원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이에 상하이시 인민대표들은 외식배달원이 교통법규를 위반할 경우 해당 업체에 우선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대부분의 외식배달원이 상하이 호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외지인 출신인 것을 감안, 이들이 현지 교통법규를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논의와 맞물려 최근 푸둥신(浦東新)구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앱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푸둥교통지구대는 외식배달원 전용 교통법규준수 어플리케이션을 제작·배포해 현재 보급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교통경찰 역시 별도의 외식배달교통관리 앱을 설치해 적발된 기수들의 위반 행위를 해당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통경찰은 배달원이 소지한 앱의 QR코드를 스캔해 개인정보와 소속 업체, 위반기록을 일목요연하게 조회할 수 있다. 위반 기록에 따라 교통법규 교육, 사회봉사를 강제할 수 있으며 위반 행위가 30회 이상 누적될 경우 더 이상 배달업에 종사하지 못하게 된다.
앱을 활용한 빅데이터 관리 방식으로 외식배달원의 교통법 위반을 제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푸둥신구에서 외식배달원 교통위반, 사고가 확연히 줄어들면서 이후 이 방식은 상하이시 전역으로 확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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