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세션에는 중국 측에서 쉐천(薛晨)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과 탕후이(唐輝) 후베이(湖北)대 역사문화학원 조교수, 우펑(武鵬) 시난(西南)대 정치 및 공공관리학원 부교수, 가오펑(高鵬) 샹탄(湘潭)대 역사학과 조교수 등 네 명이, 한국 측에서 김진호 아주경제 중국전문 대기자 겸 아세아중국연구소장이 참여했다.
세션 참가자들은 각각 주제발제를 통해 중한 관계의 발전을 제약하는 북핵 문제와 사드 배치 문제를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중 상호 간의 전략적 신뢰 구축과 전략적 소통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쉐천 연구원은 “한·중 양측은 사드 문제로 인해 표면적인 충돌은 있었지만 누구도 양국 관계의 철저한 후퇴를 원하지 않는다”며 “현재 상황에서 양국의 급선무는 전략적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지난해 사드 문제 발생 이후 중·한 양국 간에는 상호 전략적인 필요성이 부각됐고 전략적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 왔지만 머지않아 균형점을 찾아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신뢰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한국이 할 수 있는 일과 중국의 기대치에 차이가 있을지도 우려되지만 양국 정상 간과 외교 파트 간의 핫라인을 통해 전략적 소통의 빈도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탕후이 조교수는 “양국 관계가 완화되고 있는 것은 고위층 간 큰 틀에서의 논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북한의 핵 실험은 빈도가 잦아질수록 효과가 줄어들고 있으며, 문제해결의 핵심은 중·한 간의 긴밀한 협력”이라고 쉐천 연구원의 주장에 맞장구를 쳤다.
탕 조교수는 이어 “중국과 한국의 핵전략 협력 추진 방안을 제안한다”며 “양국이 핵전략 문제에 대한 협상과 토론을 전개하고 ‘한국에 대한 중국의 핵 보호 제공’이라는 핵심적 전략 협력을 통해 향후 북핵 위기와 그 확산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대한 중국의 핵우산론을 전개해 주목을 끌었다.
시난대 우펑 부교수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상을 보지 말고 본질을 봐야 하며, 사드 문제의 본질은 한반도 주변 강국들의 힘겨루기”라고 전제하고 “과연 한국 청와대에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우 부교수는 또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한국의 참여를 원하는 것도 연선 국가 위주에서 소통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한 관계가 결국에는 좋아지겠지만 지금은 굉장히 취약하며, 앞으로 사드와 유사한 국면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샹탄대 가오펑 조교수는 “사드 문제로 인해 중·한 양국 관계가 몇 년 사이에 최고에서 최악으로 치달은 건 양국 관계의 불안정성과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진정한 ‘마음으로 믿는다(心信)’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지속적인 추진을 바탕으로 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교류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신뢰 구축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가오펑 조교수는 이어 신뢰 구축 방안과 관련해서는 “양국 정부가 외교적 경로를 통해 서로 상대의 안보적 우려를 이해한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며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3불 입장 표명은 중국의 안보문제 대한 우려와 입장에 대해 깊은 이해를 표한 것이며, 중국은 한국이 그 입장 표명을 약속으로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3불 입장의 이행을 압박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김진호 소장은 “3불 정책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보다 합리적이며 서로에게 배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하고 “양국 정상, 혹은 정부는 서로 상대 국민에게 사과와 유감을 표시해 사드 배치 과정에서 생긴 마음의 멍에를 제거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이와 함께 “한·중 양국 관계는 수교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지난 역사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며, 앞으로 동북에서서 얼굴을 맞대고 지내야 할 시간은 아주 길 것”이라며 “양국 간 관계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양국 국민들을 양국 관계의 지지층으로 만드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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