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쇼핑시즌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 독신자의 날)엔 알리바바(阿里巴巴), 징둥(京東)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각 제품마다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업체들이 ‘선(先) 인상 후(後) 할인’ 행위로 눈속임한 것이라면 소비자들의 기분은 어떨까?
실제로 중국소비자협회는 지난 29일 ‘11월 11일 온라인쇼핑상품 가격 추적조사체험 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광군제 당일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판매한 제품(예약판매 제외)의 78.1%는 '싸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비중은 2016년보다 더 높아진 것이라고 협회는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인 티몰, 타오바오몰, 징둥, 당당왕, 아마존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16곳에서 판매된 의류피혁·디지털기기·식품·화장품·가전제품·가구·영유아품·가방·액세서리·기타 일용품 등 539개 제품(예약판매 상품 제외)의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는 조사원들이 이 기간 동안 각 쇼핑몰 웹사이트 화면 캡처 등의 증거수집 방식을 통해 제품 가격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11월 11일이 아닌 다른 기간에 11월 11일과 동일한 가격으로, 혹은 이보다 더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제품 비중이 78.1%에 달한 것이다. 개중에는 미리 가격을 올려놓고 나중에 내리거나 혹은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인상한 제품도 있었다. 여기엔 티몰, 타오바오몰, 징둥, 당당 등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포함됐다고 협회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티몰에서 판매된 모 브랜드의 침구류 세트의 경우, 10월까지만 해도 318위안에 팔렸던 게 11월 들어 갑자기 1288위안까지 치솟았다가 11월 11일 당일엔 286위안으로 떨어지는 등 '선 인상 후 할인' 행위가 두드러졌다. 징둥에서 판매된 모 브랜드의 비비크림은 10월 29일엔 79위안에 판매됐는데 광군제 당일 판매가격은 이보다 비싼 109위안이었다.
협회는 특히 올해에는 판촉할인 방식이 너무 복잡해 소비자들이 제품의 실제 할인가격을 파악하는 게 힘들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관련 부처에서 인터넷쇼핑가격 관리감독 제도를 완비해 법에 따라 가격꼼수로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가격관리나 신용경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군제는 싱글들을 위로하기 위한 알리바바 쇼핑 행사에서 2009년 시작돼 오늘날 전 세계인의 쇼핑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당일인 지난달 11일 하루에만 매출 1682억 위안(약 28조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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