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은 30일 "감사원을 둘러싼 내외부의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때일수록 감사원이 정치적 논란에 상관없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공직사회 최후의 보루로서 헌법이 부여한 본연의 임무를 묵묵히, 그리고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이날 오전 이임식에서 "경제·사회적 현안이 산적해 있고,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구현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감사원은 향후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는 소속 및 기능 재편 논의에 따라 감사원의 독립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감사원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가 부실했다는 비판과 함께 개헌 바람이 불면서 소속과 기능에 대한 개편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황 원장은 "감사원의 모든 권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감사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부당한 간섭이나 시류에 흔들림 없이 감사를 수행할 때 확보될 수 있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전 직원이 '하나의 팀'으로 뭉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감사절차의 준수는 감사결과의 신뢰를 확보하는 기본전제이자,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내부통제의 가장 실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그간 차근차근 기틀을 마련해 온 감사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여러 제도를 전 직원들이 더 견고히 체화·발전시켜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사원장으로서 막중한 책무를 마무리하고 고락을 같이해 온 여러분과 석별의 아쉬운 정을 나누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31년여 간 판사로 재직한 후 2013년 12월부터 감사원장의 소임을 맡아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감사원이 신뢰받는 국가 최고 감사기관으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했다.
이어 "책임자로서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고자 저 자신이 먼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다짐했고 IT기반의 감사인프라 구축 등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감사원, 소통하는 감사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으나, 처음 마음가짐대로 흔들림 없이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했고 감사활동과 감사원운영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감사활동에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원칙에 입각한 감사'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재임 동안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담뱃세 등 누락 세원 발굴, 국가기간시설은 물론 재난대응・생활안전까지 체계적인 점검, 세월호와 메르스 등 국가적 재난에 대해서는 책임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인사・채용, 공사・계약 등 비리 취약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감찰 활동으로 공직기강 확립에 힘썼다고 자부했다.
특히 황 원장은 "방산비리에 대해서는 국가의 안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뿌리 깊이 고착화된 비리와 비효율을 척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감사원 운영에 있어서는 연간 감사계획을 포함해 전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한 점,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성 제고노력, 감사관 자격제도 도입과 필수교육과정 강화, 감사자료분석시스템 구축 등을 성과로 꼽았다.
황 원장은 "감사원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가를 위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가 최고감사기구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나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는 말을 끝으로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감사원은 후임 원장이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표결을 거쳐 임명될까지 최소 20여일 동안 유진희 수석 감사위원의 '원장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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