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가 조성될 때 매맷값이 함께 올랐습니다. 지금도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립니다. 앞으로 더 오를 겁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I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달 29일 국토교통부가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발표한 신규 택지 9곳 중 한 곳인 복정동은 9곳 가운데서도 학군과 교통 등 이미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속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복정동 64만6000㎡ 규모의 부지에 총 4700여가구가 들어선다.
지난 1일 지하철 8호선을 타고 내린 복정역 인근에는 다가구 주택과 빌라가 골목마다 늘어서 있었다. 키 낮은 다가구 주택 사이에 서서 북쪽을 바라보면 반듯한 새 아파트가 빼곡하게 찬 위례신도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번 국토교통부의 발표 전에도 복정동의 다가구 주택 매맷값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I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복정동 다가구 주택 평균 매맷값이 3.3㎡ 당 2800만원 정도"라며 "강남까지 30분 안에 진입할 수 있어 서울권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정동은 창곡천을 사이에 두고 위례신도시와 맞닿아있고, 탄천을 사이에 두고 수서역세권공공주택지구·세곡2공공주택지구와 인접해있다.
복정동이 신규 택지로 선정되면서 가장 유력한 개발지로 꼽히는 곳은 동서울대학교와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뒤쪽에 위치한 안골마을과 샘골·넓은골 등이다. 인근에 위치한 G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어디에 위치한 땅이 수용될 지는 모르지만 복정동 뒤에 위치한 안골마을 전답이 수용될 거란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H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앞서 성남시가 도시계획을 공개할 때 그린벨트가 풀리는 것으로 예정된 곳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미 땅을 사놓은 분들이 있다"며 "최근 안골마을 땅을 파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판교창조경제밸리 뒤편 금토동...남경필 경기도지사 “제3의 판교 테크노밸리로 조성할 것”
반면 같은 수정구지만 금토동은 앞에 위치한 판교동을 제외하고는 일대가 모두 허허벌판이다. 현재 판교분기점 옆에 '판교창조경제밸리'가 조성되고 있어 금토동이 신규 택지로 선정됐을 때 이 일대가 또 다른 판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58만3000㎡ 규모에 총 3400가구가 공급되는 금토동은 국토부가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한 다음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금토동 일대를 오는 2022년까지 제3의 판교 테크노밸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1일 찾은 금토동은 네이버부터 카카오까지 국내 굴지의 IT기업이 입주한 판교역에서 불과 10분 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그린벨트로 묶여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박스만 군데군데 서있었다.
금토동도 이미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금토동에 위치한 G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몇 달 사이에 그린벨트가 풀린단 얘기가 있었다"면서 "토지 매맷값은 3.3㎡ 당 100만원이 넘은 곳도 있다. 창조경제밸리가 들어서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변에 위치한 땅은 300만원까지도 한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토동에서 토지가 수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력한 지역은 판교창조경제밸리와 금토천 뒤쪽에 위치한 산과 밭이다. 판교동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등지구가 개발되기 전에 이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인근 지역이 개발될 것 같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 곳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 위주 공급...“주민 반응은 두고봐야”
다만 이번에 선정된 9곳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주로 들어서기 때문에 택지 개발이 예상보다 큰 훈풍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교육열이 뜨거운 분당의 경우 학군이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민들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등지구는 성남 구시가지 쪽으로 학교를 보내고 있는데, 현재 기준으로 금토동은 신시가지 쪽으로 학교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학부모들은 학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복정동의 I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온다고 하니까 주민들 반응은 긍정과 부정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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