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비난이 속출하고 있지만, 일단 예산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내년 예산안 처리를 법정기일인 지난 2일을 넘겼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4일에도 최종 담판에 나섰지만 해결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재정당국인 기재부 내부에서는 예산안 처리 연기에 상당한 실망감과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타 부처에서도 핵심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가 지난 주말 밝힌 '컴퓨터 비밀번호 1202' 발언에서 법정 기일 내 예산안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여야 간 공공일자리 예산과 일자리안정자금 등에 대한 이견차가 커 이렇다 할 접점을 찾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렇다 보니 재정당국으로서는 예산 처리에 별다른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간 김동연 부총리가 정치권을 직접 찾아 예산 마련의 당위성을 설명해 왔지만, 결국은 여야의 정쟁 앞에 예산의 효율성에 대한 논리는 온데간데없는 모습이다.
여야는 예산안 통과 연기에 대해 각자 상대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다. 비등하는 책임론을 정부로 되돌리려는 모습도 야당에서 포착된다.
김동연 부총리와 고형권 1차관, 김용진 2차관은 오는 7~8일 외부 일정을 대부분 미루고 국회 본회의에 올인할 예정이다.
이번 주중 마무리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자칫 정부의 준예산 체제까지 겪을 수 있는 만큼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이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일자리·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 정책 추진에 차질이 크다”며 “내수를 활성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이번 예산안 통과가 필요한 만큼, 정치권도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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