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이 한국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결국 좋은 음악과 좋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대중들이 먼저 찾아 듣는다. 그리고 그 가수의 음악을 믿고 듣게 된다.
지난 9월 ‘더 브라더스’로 새롭게 태어난 3인조 보컬그룹이 그렇다. 자신을 ‘막내 킬러’라고 소개하는 최웅열과 ‘욕받이 담당’이라며 머쓱하게 웃는 막내 정은성. 그리고 묵묵히 팀에서 중간자 역할을 한다는 맏형 김태현까지. 또 한 팀의 명품 보컬그룹 더 브라더스가 탄생했다.
최근 서울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더 브라더스(김태현, 최웅열, 정은성)를 만났다. 지난달 21일 신곡 ‘지워질까’로 컴백한 더 브라더스는 시종일관 유쾌한 인터뷰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이번 신곡 ‘지워질까’는 추운 겨울 듣기 좋은 이별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담아낸 곡이다. 특히 ‘나 이젠’ ‘보고싶은 날엔’ 등을 쓴 히트작곡가 한상원과 김나영의 ‘어땠을까’ ‘헤어질 수밖에’를 쓴 떠오르는 2인조 신예 작곡팀 로하이의 이도형이 합심해 만든 정통 발라드다. 더 브라더스가 직접 코러스 라인을 만들어 더욱 풍성한 음악으로 탄생했다.
먼저 정은성은 “이번 노래는 보통 이별하면 듣는 노래가 있는데, 이별에 좀 더 포효를 하는 느낌의 곡이다. 첫사랑에 대한 이별과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저희가 쓴 곡이 아니더라도 다들 공감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곡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더 브라더스는 막내 정은성을 9월 새로 영입하며 ‘맨스에비뉴’에서 팀명을 더 브라더스로 바꾸고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김태현은 “원래 예전 팀에서 한 명의 멤버가 나갔고 은성이가 들어왔다. 저와 교회에 함께 다니는 동생인데 과거 싱글곡도 많이 내고 노래를 정말 잘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얘기도 나눠봤는데 팀과 잘 맞는 것 같았고 여러 방면으로 참 재능 있는 친구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정은성은 “사실 꿈에도 이 팀이 될줄은 몰랐다. 이미 각자 팀이 있었고 나도 과거에 팀을 하다가 엎어진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우연히 (김)태현이 형 집 옆으로 이사를 왔는데 형이 팀에 위기가 왔다고 하더라. 그때 서로 합을 맞춰보자는 말에 심사숙고 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은성의 합류로 팀의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다. 최웅열은 “팀이 엎어지면서 저와 태현이 형이 서로 전우애 느낌이 강했다. 이 가요계를 우리의 색깔로 물들이자고 생각했다”며 “확실히 더 편하고 가족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 팀 이름처럼 형제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미 국내 가요계에는 다양한 보컬그룹들이 있다. 바이브, 포맨, 보이스퍼, 브로맨스 등 최근 활발하게 활동중인 보컬 그룹들 대부분이 2인조 혹은 4인조다. 물론 SG워너비, V.O.S와 같은 보컬그룹들은 3인조로 활동하기도 한다. 더 브라더스가 3인조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웅열은 “화성을 쌓는 것도 그렇고 우리의 음악적 스타일도 3인조가 어울렸다. 그래서 2인조보다는 3인조가 더 다채롭고 새로운 음악을 할 수 있지 안을까 싶었다”며 “일반 발라드 가수와는 다르지 않으면서도 우리만의 색깔이 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 명 모두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단순했다. 음악이 좋아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최웅열은 “초등학생 때 부모님께서 제게 성악을 시키셨다. 그러다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금전적인 부담감에 유학을 가지 못하게 됐다. 그런데 이미 나는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던 시기였다”고 웃으며 “잘 하는 건 음악이고 노래다 싶었고, 대학교를 실용음악과로 진항하게 됐다. 그때 대학교에서 태현이 형을 만나서 알게 됐다. 사실 삼수해서 대학을 간 거였다. 군복무 중에 학교에 합격했었다. 만약 그때 대학에 붙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라고 웃었다.
정은성은 “3~4인조 그룹 노래들을 들으면서 ‘이런 곡을 만들어보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곡을 써보자고 생각했고 학원에서 작곡을 배우면서 피아노 연습을 했다. 그때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배우게 됐다”며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음악 공부를 하닥 곡을 쓰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어릴적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는 김태현 역시 “고등학교 2~3학년때부터 음악 학원을 다녔다. 입학준비를 하다가 문득 가수가 되고 싶어 학원을 다녔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 가수가 아닌 학교를 목표를 삼게 됐다”며 “그러다 학교에 떨어지고 나서 해군에 자원입대를 했는데 해군 홍보단에 합격을 한거였다.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웅열은 “태현이 형이 해군 홍보단 출신이라는 이야기에 학교 사람들이 너무 신기해했었다”고 후일담은 털어놓기도 했다.
더 브라더스 멤버들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노래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김태현은 최근 포맨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를 커버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고, 최웅열은 팀에서 처음으로 솔로곡을 발매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여기에 막내 정은성은 가수 나얼의 대학교 제자임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은성은 “나얼 선생님은 이미 예전부터 제게는 너무 존경하는 분이었다. 고등학교 때도 공연을 할 때면 브라운아이즈 노래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나사렛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신다는 소리를 듣고 학교에 들어가서 선생님을 뵀다”며 “정말 내겐 꿈같은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더 브라더스가 추구하는 음악은 무엇일까. 정은성은 “사람이라는 게 감성적인 동물이라서 언젠가는 좋은 음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분명 어딘가에 기댈 곳을 찾을텐데 그때 찾고 싶은 따뜻한 음악을 하고 싶다”며 “그런 신념으로 음악을 하는 것 같다”고 소신을 보였다.
존경하는 가수도 박효신과 나얼, 두 가수를 꼽았다. 특히 최웅열은 “박효신 선배님은 진짜 신인 것 같다. 가수로 가질 수 있는 모든 엔터테이너적인 것을 가지신 것 같다. 콘서트 때 댄스도 가끔 하시는데 춤을 못 추시는 것도 아니다”라며 “외모도 너무 잘생기시고 멋지고, 노래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국내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 박효신과 나얼의 뒤를 이을 보컬그룹으로서의 성장을 꿈꾸는 더 브라더스. 데뷔라는 큰 꿈을 이룬 이들에게 2017년을 복기 시켜봤다.
“롤러코스터 같은 해였다”라고 말문을 연 김태현은 “올해는 팀원도 나가서 좌절도 겪어보고 연초에 앨범이 나와서 좋았다가 또 중간에 멤버가 바뀌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면서 또 새로운 좋은 멤버를 얻어 이제는 상승곡선을 타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지 않느냐”며 “기억에 남을만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자평했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해를 지나 이제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워밍업을 했던 2017년이었다면 2018년은 이제 더 나아가야 한다.
최웅열은 “지금은 우리의 노래를 들으실 때 흘려들으시는 분들이 많을 거다. 아시는 분들은 많이 없지만 인지도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많이 듣던 노래인데 누구 노래지?라는 생각만 하실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며 “우리의 음악이 다른 사람들의 귀에 익숙하고 한 번 쯤은 찾아 들을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더불어 김태현은 “연초에 미니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또 1월에 공연도 한다. 그래서 공연과 앨범으로 대중 분들에게 좀 더 많이 다가갈 계획이다”라며 “그것 말고도 더 많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제 아무리 거대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좋은 음악이 살아남는다. 더 브라더스는 좋은 음악, 듣기 편한 음악을 추구하며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브라더스의 음악에 귀를 열어두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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