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스토어가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휴대폰 개통업무도 함께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이동통신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상반기 중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를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아이폰3GS가 KT를 통해 한국에 첫 출시된 후 8년 만에 처음 여는 애플의 공식 매장이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오픈에 앞서 대리점 코드를 놓고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협상이 완료되면 애플스토어 매장내에서 기기 구입은 물론 휴대폰 개통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판매점을 지정할 수 있어 프리스비, 윌리스 등 기존 애플 판매 매장에서도 개통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면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진행됐던 출시행사가 열리지 않거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3사는 새 아이폰 시리즈 출시일마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호 가입자’가 되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풍경도 익숙했다. KT의 아이폰X 1호 가입자는 6박7일 동안 줄을 서며 신기록을 세웠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줄서기 없이 추첨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출시일 직접 아이폰을 구매하는 고객의 경우 대부분이 ‘애플 마니아’인데, 이들의 경우 이통사를 통해 아이폰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애플스토어에서 구입하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애플은 마케팅비를 별도로 집행하지 않기 때문에 개통일 진행하는 행사 역시 대부분이 이통사의 재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출시 첫날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애플스토어로 몰리게 되면 이통사가 행사를 크게 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애플스토어 오픈으로 한국이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며 미국, 일본, 호주 등에서 아이폰을 ‘직구’해오는 광경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유통업계도 애플스토어 오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 측이 휴대폰 개통 권한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통유통협회는 삼성디지털플라자‧하이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점이 이통유통업을 겸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골목상권을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이 상황에서 애플까지 이통유통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찻잔 속 태풍’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국내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은 20% 안팎에 불과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