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북쪽 도시 벤추라와 실마 카운티에서 초대형 산불 두 건이 발생, 통제 불가 상태가 되면서 주민 2만 7000여 명이 대피했다. 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NPR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LA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는 인구 10만의 소도시 벤추라에서 산불이 발화해 시속 80㎞의 강풍을 타고 주변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이 불을 '토머스 파이어'로 명명했다.
불이 주택가로 번지자 주민 2만 7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는 지역 주민 30%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불로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고 건물과 가옥 150여 채가 전소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CNN은 발화한 지 13시간 동안 4만 5000에이커(182㎢, 약 5천500만 평)에 이르는 면적이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샌타 애너' 강풍의 영향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샌타 애너는 네바다·캘리포니아 내륙 대분지(그레이트 베이슨)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산을 타고 해안 쪽으로 내려오면서 강풍을 일으키는 이상 현상 중 하나다.
LA 북쪽 실마 카운티에서도 샌타 애너 강풍의 영향을 받아 또 다른 산불 '크릭 파이어'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250가구의 주민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 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내 가능한 소방인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현재 수십 대의 소방 헬기와 소방대원 수백 명이 현장에 투입됐으나 진화율은 사실상 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산불은 지난 10월 북부 캘리포니아 산불 이후 가장 큰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소노마 밸리 등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40여 명의 사망자 등 큰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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