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 롯데 경영진들이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5시간여 마라톤 회의도 불사했다.
롯데 기업문화위원회는 5일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기업문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황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경묵 서울대 교수 등 내・외부위원, 현장 직원 등 50여명은 두번째 정기회의를 열었다.
지난 8월 충주 롯데주류 공장 방문에 이은 두번째 현장 소통 행보에 나선 기업문화위는 충청・전라 지역권 소재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호텔, 케미칼, 제과, 백화점, 글로벌로지스 등 13개 계열사 직원 40명과 5시간 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업문화위에 현장에서 느낀 기업문화에 대한 의견을 기탄없이 제시했고 황 대표를 비롯한 내・외부위원들은 이를 하나씩 경청하고,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황 대표는 “기업문화의 변화는 하루 이틀 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과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이뤄낼 수 있다”면서 “기업문화 변화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지를 갖고, 구성원 모두와 함께해 나가는 풍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집중 논의된 사항은 남성육아휴직제 이슈였다. 올 해 의무제를 도입한 이래 남성육아휴직자가 천명을 돌파해 우리나라 전체 남성육아휴직자의 10%를 롯데가 차지한 만큼 의견 개진도 많았다.
한 남성 사무직 직원은 “남성육아휴직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이제 현장에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윗사람들의 눈치로 사용을 미루는 직원이 있는 만큼 출산과 동시에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 나갔으면 한다. (현재 1년 내 사용 의무화)”고 했다. 또 다른 남성 영업직 직원은 “자신의 업무나 거래선과의 관계에서 손실이 생길까봐 육아 휴직을 주저하고 있다”는 고민을 말했다. 또한 여성 현장직 직원은 “육아휴직 복직 후 변화된 사무환경에 조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후속 프로그램의 보완이 필요하다”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기업문화 위원들은 “제도의 방향은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며 잘 정착되고 있는 남성육아휴직제에 오늘 나온 의견을 반영해 더욱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기업문화위는 지난 1차 정기회의에서 결정된 우선 추진과제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추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기업문화위는 우선 롯데의 기업문화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즉, 기업문화의 현상황 및 직원들의 인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동시에 그 결과를 기업문화 개선과 확산에 활용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기업문화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문화위는 외부 컨설팅 회사와 연계해 진단체계를 구축, 금명간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돕는 정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백화점, 카드, 홈쇼핑 등 19개에서 운영 중인 ‘PC오프 (PC-OFF)’ 제도를 전 계열사에 내년부터 일괄 도입할 예정이다. PC오프제는 퇴근시간 30분 이후, 휴무일에 회사 컴퓨터가 자동 종료되는 제도이다.
이밖에 초과근로에 대해 임금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제도인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와 업무시간 외 모바일을 이용한 업무 지시 금지를 골자로 하는 ‘모바일 오프(Mobile OFF)’ 제도를 내년에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 기업문화위는 2018년에도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고, 추진 과제들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등 현장 중심의 기업문화 변화에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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