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발 인수·합병(M&A)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들은 현재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향상을 위해 M&A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1위 다툼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비은행 금융사 M&A에 사활을 걸었다.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 한 방'을 위해서는 우량 계열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현대증권(현 KB증권)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실적 향상 덕분에 신한지주를 밀어내고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생명보험사 등 취약 업종에 대한 추가 인수를 지시했다.
윤 회장은 지난달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은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보험을 포함해 금융 쪽에서 글로벌이든 국내든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오면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역시 M&A를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일성으로 '신한의 영토 확장'을 선포했다. 최근 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보수적이었던 신한금융그룹의 M&A 전략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 소규모보다는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형 M&A를 통해 영토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 내정자 역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회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사진과 협의해 이를 진행할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각 사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금융권 빅뱅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름이 거론되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의 몸값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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