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등 신남방정책과 함께 우리나라 대외 경제교류 전략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는 신북방정책이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주축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송영길 위원장을 비롯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갖고 곧바로 위원회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추진을 위해 지난 8월 송영길 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최근 20명의 민간위원 위촉을 마쳤다.
중국·러시아와의 정치·외교적 관계 개선뿐 아니라 유라시아 진출에 대비해 정부가 북방경제위원회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풍부한 자원과 인구 등 잠재력이 크고 우리와 상호보완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유라시아 지역이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구 소련권 5개국이 서유럽 국가 중심의 유럽연합(EU)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출범한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 △신동방정책을 펴는 러시아 △남방에서 북방에 이르는 일대일로 사업에 공을 들이는 중국 등이 한국 경제성장 전략의 새로운 파트너로 고개를 들고 있다.
위원회는 북방지역 국가의 변화에 맞춰 유기적인 추진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북방경제협력 관련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유라시아 협력국가와의 고위급 상시채널도 가동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또 정부부처와 함께 전력·천연가스·조선·수산·북극항로·항만·철도·산업단지·농업 등 9개 분야의 한·러 협력사업인 ‘나인 브리지(9-Bridge)’ 전략도 전개한다.
이를 토대로 내년 4월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북방경제협력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북방정책 추진을 위해 정부뿐 아니라 민간이 주축이 된 협력사업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북방경제위원회와 함께 이날 오후 2시 ‘한·러 기업협의회’ 출범식을 연이어 가졌다.
CJ대한통운(대표이사 박근태)이 한·러 기업협의회의 회장사를 맡았고, 삼성전자·현대건설 등 153개 기업이 협의회 활동에 참여한다.
북방지역 국가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도 높다. 북방경제위원회가 최근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제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동남아(78.3%)에 이어 유라시아가 67.6%로 높게 나타났다.
또 신북방정책 추진에 대해 △한국 경제구조의 다변화 △유라시아 국가와 민간 교류 활성화 △한국 경제 활력 회복 △동북아·한반도 긴장 완화 등 경제적 효과도 전망됐다.
이 밖에 위원회는 △3개 권역별 유라시아 경제권에 대한 맞춤형 전략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FTA 협상 개시 및 한·러 극동 금융협력 이니셔티브 추진 △한·러 지방협력포럼 창설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에 대한 후속지원 등도 추진한다.
다만 1990년대부터 시작된 북방정책이 역대 정부의 노력에도 단절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해당 국가에 대한 신인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북방관계 전문가는 “러시아의 경우, 투자를 한다고 말만 하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우리의 진정성을 알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중국의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신북방정책이 차별화된 국가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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