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품절대란을 빚는 스타벅스 신년 다이어리가 유독 한국에서만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부터 글로벌 다이어리 제작사인 ‘몰스킨’과의 협업을 포기하고 중국 OEM 제작으로 전환했지만, 대만 스타벅스 등에서는 변함없이 몰스킨 다이어리를 출시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내 스타벅스는 올해 몰스킨 대신 디자인 색채 전문 기업인 ‘팬톤’과 손잡았다. ‘팬톤이 지정한 올해의 색’이란 것만으로 소비자 눈길을 끌 만큼 디자인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회사다. 다만 스타벅스코리아는 팬톤의 이름값을 빌리는 대신 중국 공장에 대량 생산을 맡겼다.
중국에서 생산한 스타벅스코리아 다이어리와 대만 스타벅스의 몰스킨 다이어리는 각각 3만원대다.
몰스킨은 199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탄생한 유서 깊은 문구 브랜드다. 제품 콘셉트부터 디자인, 소재 선택까지 다이어리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노하우를 갖고 있다.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받은 친환경 용지를 사용한다.
다만 스타벅스코리아 신년 다이어리 판매가가 몰스킨과 협업을 시작한 2015년부터 해마다 2만7500원, 3만2500원으로 조금씩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가격은 소비자 입장에서 다소 당황스럽다.
특히 신년 다이어리는 3만원대의 다소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대만과 필리핀 등 인근 국가들이 벤치마킹까지 했다.
올해 스타벅스코리아가 몰스킨과 결별하자, SPC그룹의 BR코리아가 재빨리 몰스킨과 접촉을 시도했다. BR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몰스킨과 손잡고 신년 다이어리는 기존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반값 수준인 1만8000원대에 선보였다. 쿼터 아이스크림을 구매한 후 4500원에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조건이다. BR코리아는 과거 팬톤과 다이어리 작업을 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몰스킨과 계약을 ‘안’ 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해마다 소비자 조사를 하는데 올해는 색깔이 중요하다는 결과에 따라 팬톤과 협업한 것”이라며 “다이어리는 상품 판매보다 소비자 사랑에 대한 사은품에 가깝다”고 말했다.
BR코리아 관계자는 “연말 판촉물은 보통 수개월 전부터 준비하는데 올해 상반기부터 이미 몰스킨과 협업을 시작했고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타벅스인터내셔널과 신세계 이마트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이마트 관계기업이라 스타벅스코리아 실적 일부는 이마트 연결 실적에 포함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5년 매출액 7739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매출액 1조30억원 가량, 영업이익은 전년 두배인 852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영업이익을 높게 낼 수록, 이마트의 순익도 증가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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