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등 대기업 계열 홈쇼핑을 압박해 자신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수억원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를(제3자 뇌물수수)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이 재청구됐다.
이번에는 전 전 수석이 기획재정부에 압력을 넣어 한국e스포츠협회에 20억원의 사업 지원 예산을 배정하려 한 혐의도 추가됐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형법상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국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의원 시절에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약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압박한 혐의다.
이와 별도로 롯데홈쇼핑 측에서 700만~800만원대의 기프트카드 등을 뇌물로 받아 가족에게 쓰도록 한 혐의도 있다.
GS홈쇼핑에도 이와 같은 경로로 금품을 요구해 1억5000만원 상당의 한국e스포츠협회 기부금을 받았다.
또 당시 국회비서관이던 김모씨(구속) 등과 공모해 협회로 들어온 5억원을 자금세탁해 유용한 혐의도 있다.
특히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기재부가 한국e스포츠협회에 2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도록 직권남용한 혐의도 이번에 추가했다.
전 전 수석은 지난 7월 옛 의원실 보좌관이던 윤모(구속)씨와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모(구속 후 적부심 석방)씨 등이 청와대로 찾아와 PC방 지원사업에 기재부가 소극적이라는 알리자 기재부를 압박해 신규 예산 배정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전 전 수석의 압박 이후 기재부는 e스포츠협회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연락해 20억 지원안을 넣어 예산안을 새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내부적으로 정부 예산안이 이미 마련돼 새 사업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전 전 수석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최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해당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앞서 검찰은 롯데홈쇼핑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중심으로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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