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020년까지 현재 14종인 친환경차를 31종으로 확대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대표 브랜드'로 질적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차로 가야 하는 운명이다.
10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개 분기(1~9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EV+PHEV) 판매량은 2만2910대로 1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와 BYD 등 전기차 전문 업체는 물론 전통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3만88767대), 폭스바겐(4만7772대), 르노닛산(8만6914대) 등에 밀려 있다.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 비중도 0.4%에 불과하다.
◆2020년까지 전기차 8종+플러그인하이브리드 11종 라인업 갖춘다
현대차는 '친환경 중장기 로드맵'을 기반으로 2020년에 친환경차 2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쏘울과 레이 등 3개 차종뿐인 전기차 라인업은 8개 차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4개 차종인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1개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도 현재 중형급에서 SUV와 대형차급으로 확대해 10종까지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발표한 '2020년 친환경차 2위·라인업 22종'의 비전을 발전시킨 것으로, 그만큼 친환경 시대가 빨리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향후 3년 내 계획일 뿐,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이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 2019년부터 친환경차 의무판매 10%, 2020년 12%로 규제하는 의무판매를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친환경 드라이브 정책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다양한 전기차 신차로 시장 확장에 나선다. 2월 수소연료전기차를 시작으로 상반기 현대차 코나 EV, 하반기 기아차 니로EV와 쏘울EV 풀체인지 등이 잇달아 출시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 다양한 파트너십 추구
현대차는 그동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만 탑재해왔다. 그러나 현재 2만대 수준의 순수전기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내년부터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배터리 공급처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LG화학에 아이오닉EV 6000대 분의 배터리를 발주했지만,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2000대를 추가 발주했다. 하지만 글로벌 고객이 많은 LG화학이 이 물량을 맞추지 못해 출고가 몇 달씩 지연된 바 있다.
이에 현대차가 배터리 수급 안정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삼성SDI 배터리도 탑재할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 팩 대부분을 LG화학과 현대모비스가 합작한 HL그린파워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만 하더라도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아차 쏘울EV와 니로 PHEV 등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탑재를 위해서는 3~5년의 개발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되는 양산차는 2020년 이후로 점쳐진다.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큰 차는 제네시스의 차세대 SUV인 GV80(프로젝트명 JX)의 전기차, 기아차 쏘렌토 PHEV 등이 현대차의 신차종일 가능성이 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자회사, 부품회사 가리지 않고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며 "국내는 대기업 간에 협력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정부에서도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