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 시대’ 오나…“내 스타일대로 ‘닥공’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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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12-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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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혜진, 프로 데뷔 첫 승 신고…KLPGA 최초 신인으로 개막전 우승

2018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효성챔피언십에서 신인 최초로 우승을 이룬 최혜진이 해맑게 웃으며 'V'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지난 7월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아마추어 신분의 겁 없는 여고생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를 발칵 뒤집었다. 15번 홀까지 박성현과 공동 선두를 달리며 우승 경쟁을 펼쳤다. 통한의 16번 홀.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혜진은 우승은 놓쳤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언니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는 호쾌한 스윙이 매력적이었다. 당시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아마추어 선수가 무척 흥미롭다”는 글을 남기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혜진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2승을 챙겼다. 이때 붙은 별명이 ‘프로 잡는 아마추어’였다. 몸값도 치솟았다. 롯데와 2년간 12억원으로 역대 신인 최고 대우를 받으며 8월 프로로 전향했다. 하지만 큰 기대와 달리 프로 무대의 중압감에 시달렸다. 최대 장점인 공격적인 스윙이 자취를 감췄다. 아마추어 딱지를 떼고 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은 없었다.

드디어 최혜진이 부담을 털었다. 지난 10일 베트남 호찌민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8시즌 개막전 효성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 3라운드. 선두 자리를 빼앗긴 최혜진은 5타 차 대역전극을 펼치며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해냈다.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았다. 이날 버디 5개 중 2개를 그린 밖에서 칩샷으로 일궈냈다. 스타성 있는 승부사라는 것을 다시 입증한 무대였다.

앳된 여고생은 미소를 머금은 채 눈물을 쏟았다. 최혜진은 “초반에 선두와 타수 차가 많이 나서 우승보다는 ‘아쉬움이 남지 않게 마무리 잘 하자’는 마음으로 최종 라운드에 임했다. 기다리던 첫 우승이 빨리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감격했다.

프로 무대를 혹독하게 경험한 최혜진은 2017시즌 종료 뒤 지난달 이벤트 대회 LF포인트 왕중왕전에서 최연소 우승을 이뤄내며 시동을 걸었고,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루키 역사를 쓰며 일찌감치 2018시즌 신인왕도 예약했다. KLPGA 투어 역사상 루키 시즌을 맞은 신인이 개막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최혜진이 최초다. “2018시즌 첫 대회라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 새 역사를 썼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다”고 의미를 뒀다.

2017시즌 ‘지현 시대’에 이어 2018시즌 ‘혜진 시대’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대세’ 이정은6도 긴장해야 할 화끈한 루키 신고식이었다. 우승으로 부담을 털어낸 최혜진은 프로 무대에 대한 중압감도 내려놨다. “올해 프로 무대는 나름 파악했다. 내년에는 내 스타일대로 공격적인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당찬 여고생 ‘특급 신인’의 야무진 ‘닥공’(닥치고 공격) 예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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