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신도심 일대에 건립될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예산이 세종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불교계가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도 성명을 발표하면서 체험관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세종시사암연합회는 지난 7일 세종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비까지 확보된 불교문화체험관 건립 예산에 지방비를 삭감한 것을 두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시의회에서 지방비가 삭감됨에 따라 국비는 자연스레 반납하게 된 것이다.
지하 3층~지상 2층, 연면적 5850㎡ 규모로 건립될 불교문화체험관은 국비 54억 원, 지방비 54억 원, 자부담 72억 원 등 총 사업비 180억 원이 투입된다.
앞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2013년 11월 이곳 종교 부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도시개발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 올해 8월 중앙재정투자심사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보조금 승인을 받아내 사업이 추진되게 됐다.
세종시불교신행단체연합회 김동협 사무총장은 "인구 절반이 무종교인 시대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불교문화체험관 역시 종교적 관점이 아닌 문화 체험 시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장은 "일부 기독교 단체들이 종교 특혜, 적폐 예산 등을 언급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종교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지적하고 "일부 시의원들 조차도 종교 편향적 잣대로 건립 예산을 삭감해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세종시 행정부 입장은 우호적이다. 정부와 협의를 끝내고 국비를 확보한 만큼. 체험관 건립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춘희 시장은 "어느 종교에서 추진하든지 시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문화 자산이 확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건립 필요성 등에 대해 재차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1일 행정수도바로세우기시민연합도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종교 부지와 관련 행정소송에 이어 행복청 관계 공무원을 형사고발 한다는 등 진상규명 촉구 위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행복청이 종교부지 허가 과정에서 행복도시특별법에도 없는 특화 종교부지를 부당하게 적용해 각종 특혜를 부여했다"며 "17배 늘어난 부지에 특화 건축물 규정을 마련해줬고, 세종시 역시 공청회나 설명회 등의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무시한 밀실행정을 펼쳤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독교계가 주장하는 특혜 의혹에 반박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특화종교부지는 일반 시민과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복합기능을 갖춘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지정하는 것"이라며 "늘어난 부지는 주차장과 근린생활시설 등 방문 수요에 맞게 계획한 것으로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 사업을 둘러싸고 불교계와 기독교계의 갈등이 법정다툼으로 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주사위는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오는 13일 진행되는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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