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여성들이 적극적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논란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이 최근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물결을 타고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의혹을 다시 제기하면서 의회의 조사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여성들은 제시카 리즈, 레이철 크룩스, 사만사 홀비 등 과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 의혹을 당했다고 주장해왔던 이들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여성 16명의 이야기를 다루는 '16명의 여성과 트럼프'라는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성도착을 가지고 있었으며,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서 "불행하게도 이런 행동은 우리 사회에서 드문 일이 아니며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의회는 당파를 떠나 트럼프가 해온 부적절한 행동을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5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크룩스는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이 범죄자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는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입장에 대해 백악관은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던 여성들의 주장이 거짓이며 모순으로 차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시작한 홍보 투어는 그 뒤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주장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혹을 직접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이 일(성추행 의혹 제기)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오래 전에 발생한 것이며, 국민은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면서 "이 과정 자체가 의혹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국민들이 제기된 성추행 의혹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면서 사임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커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상원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과 제프 마클리(오리건) 상원의원 등도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을 요구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미투'의 열풍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성추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면서, 문제가 확산할 경우 러시아 스캔들과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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