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공산품 소독제, 의료용으로 둔갑시켜 판 업자 무더기 '덜미'

서울시, 일부 병원 의약품 허가여부 확인 없이 내시경 등에 사용

 의약품인 것처럼 판매하기 위해 업체명을 ○제약, ○MEDICAL로 기재.[사진=서울시 제공]

식품첨가물 등으로 의료용 소독제를 만들어 판 이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일부 병원에서는 비용 절감이나 인식 부족으로 허가 여부 및 안전성을 전혀 확인하지 않고 해당 소독제를 실제 사용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식품첨가물이나 공산품으로 제조한 소독제를 유통시킨 업자 8명을 약사법 위반으로 적발해 형사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병원에서 사용 중인 혈액투석기, 내시경기구는 제대로 소독·멸균 처리하지 않으면 환자가 살모넬라, 결핵, C형 간염 등에 감염되거나 폐렴구균 등의 환경균에 오염될 수 있다. 의료법에서는 모든 형태의 미생물을 파괴하는 수준으로 소독하도록 규정한다.

이번에 적발된 업자들은 제품용기에 식품첨가물 표시 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마크와 병원표시 문양을 적었다. 그리고 영문으로 'Disinfectant Medical Devices Solution(의료용 소독제)'이라고 썼다.

또 설명서에는 세척·소독·멸균이 동시 가능한 차세대 소독제로 수술·내시경기구, 마취기, 신장투석기 멸균소독 등에 사용 가능하다고 알렸다. 조사 결과,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타사 제품의 광고내용을 카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식품첨가물로 제조한 소독제의 용도는 식품기구·용기·포장의 살균 및 소독에 쓴다. 공산품으로 만들어진 소독제는 유해우려제품에 속한다. 적발된 이들은 '약사법'에 따라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강필영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감염사고 예방 차원에서 관련 약사법 위반사범의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서울시 특사경은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생활과 밀접한 민생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