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입주 경기가 사상 최악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Housing Occupancy Survey Index)는 67.9로 전월 대비 8.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8월 HOSI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60선을 기록한 것이다.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를 하고 있는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HOSI는 매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이달 입주예정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98개 단지, 총 5만7320가구로 최근 3개월 평균 물량인 3만4439가구에 비해 1.7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HOSI 전망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양극화도 심해졌다. 서울은 82.5로 다른 지역에 비해 입주 상황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충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수치가 하락했다. 특히 울산 지역은 이달 56을 기록, 주택산업연구원은 이 지역 주택 사업자의 철저한 입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가구 비중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의 미입주 사유를 살펴보면 잔금 대출 미확보가 22.2%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이후 18%가량을 유지하다가 이번에 22%를 넘어선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포함해 주택금융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잔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밖의 미입주 사유는 ‘세입자 미확보’가 27.8%로 가장 높았고 △기존 주택 매각 지연 22.2% △분양권 매도 지연 13.9% 등으로 조사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달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입주를 앞둔 경기도와 인천·울산·경북·충북지역 등에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미입주 원인을 파악하는 등 입주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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