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폭탄이 예고되면서 불 꺼진 아파트를 막기 위한 건설사들의 입주 마케팅이 치열해지고 있다. 계약자들이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으면 건설사는 분양가의 30%에 해당하는 잔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이는 그대로 건설사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사들은 이달 입주 여건을 최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입주 여건도 양극화되면서 주로 지방에서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은 이달 입주 여건이 가장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기업 규모별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는 대형업체와 중견업체가 각각 74.8과 58.6을 기록했다. 대형건설사의 HOSI 전망치는 지난달 72.3에 비해 2.5포인트 올랐지만, 중견건설사의 전망치는 지난달 81.8에 비해 23.2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들 중견·중소업체가 체감하는 이달 입주 경기는 광주·전라권(54.5)과 대전·충청권(55.3)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년 3만1776가구가 공급되는 화성시에서는 동탄신도시가 건설사들의 입주 마케팅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화성시 외에도 용인시와 김포시에서는 각각 1만5676가구와 1만4197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과거 건설사들이 입주자의 행정 업무를 도와주는 수준에서 머물렀다면, 최근 입주 마케팅은 하자 보수와 상담 서비스 등 입주 전 관리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올 초 입주 전담 부서를 확장한 GS건설은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경기도 동탄신도시와 김포시 풍무지구에 입주 전담 부서를 추가로 신설했다. GS건설은 기존에는 서울 ‘대치자이갤러리’와 부산 ‘연산자이갤러리’에서만 입주를 전담하는 부서를 운영했었다. GS건설은 동탄, 풍무 두 곳의 입주 물량 증가가 예고된 경기도에서 서부지역과 남부지역 중심으로 입주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5년부터 입주 리스크 평가 모형을 만들어 6개월 전부터 미입주를 관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부 건설사들은 공인중개업소와 연계해 집주인과 세입자를 이어준다.
입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도 강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입주민들을 위한 셔틀버스는 필수 마케팅 수단이 됐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용인시에서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동탄역까지 연결되는 입주민 전용 셔틀버스를 제공하며 미입주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현재 미분양된 분량에 대해 막바지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용인시의 미분양 물량은 2267가구로 조사됐다.
SK건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 홈페이지인 ‘SK뷰’를 통해 입주자가 입주하고 싶은 날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를 보고 건설사는 실시간으로 입주 물량을 확인하고 입주 지원을 할 수 있다. 지난 2월 입주를 진행한 부산 연제구 연산동 '센텀리버 SK뷰‘ 입주자들은 입주예약 시스템을 이용해 이삿짐을 옮겼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입주 기간이 끝나는 단지의 입주율은 75%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83.3%와 73.2%로 지방의 입주율이 낮았다. 특히 제주도의 입주율은 60%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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