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가 농축수산물 선물비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올리기로 하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다가올 설부터 선물세트 매출 증가를 기대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A사 관계자는 “기존 한우 대신 돼지고기 등으로 5만원대 고기 선물세트로 만드느라 그동안 MD들이 힘들었던게 사실”이라면서 “보다 양질의 농축수산물로 다양한 선물세트를 만들 수 있게 돼 농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도 “지난해 연말에는 청탁금지법과 더불어 최순실 사태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반면 1년여만에 선물비 상한액이 오르면서 내년 설 선물세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비중이 월등히 높은 농협하나로마트 관계자도 “그동안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명절 최고 인기 상품인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줄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한우 등 국내 농가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올라도, 기본 단가가 높은 한우와 굴비, 인삼 등의 경우 큰 매출 신장은 힘들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C백화점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한우와 굴비 등 고급 선물세트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청탁금지법 제재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와 달리 외식업계는 이번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마뜩잖은 상황이다. 기존 정부 실태조사을 통해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우, 전복 등 고가의 식재료로 식당을 운영 중인 식당에서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판·검사 등 법조 공무원들이 많이 찾는 서울 서초동의 D한우전문식당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3만원이하 점심 메뉴를 만드느라 마진도 포기한 상태였는데 또다시 현실과 괴리가 큰 법이 그대로 유지돼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강남의 한 전복전문식당 관계자도 “농어민들은 총리까지 나서서 정부 지원을 받은 셈인데, 외식 자영업자들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장사를 하라니 속이 터질 노릇”이라고 격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