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사태가 결국 노조(勞組) 대 노조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제빵사들이 2개의 노조로 갈라선 것. 이에 당장 빵을 팔아야 하는 점주들은 이번 사태가 길어질 경우, 혹여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파리바게뜨 사측 또한 노조 하나도 벅찬데 두 개로 늘어나면서 3자 합작법인 관련 설득 작업이 더욱 난항을 겪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1000여명은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들 제빵기사는 파리바게뜨 8개 협력사에 소속돼있다. 조직확대를 통해 전체 제빵기사 5300여명의 과반을 노조원으로 확보하고, 교섭대표 노조 지위를 얻는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 조합원들이 교섭대표 지위를 걸고 행동에 나선 것은 앞서 민주노총 계열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에서 본사에 교섭권을 요구해왔기 때문. 한국노총 노조원들은 직접고용의 대안인 상생법인 ‘해피파트너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피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본사와 제빵사 파견 협력사, 가맹점주 3자 합작 법인이다. 본사는 해피파트너즈 출범과 함께 제빵사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 등을 약속했다.
반면 300명 가량인 민주노총 노조는 본사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어, 파리바게뜨 사측으로선 해피파트너즈 출범에 있어 최대 복병이다.
13일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기자와 통화에서 “한 회사에서 노조가 갈라져 싸우는 것은 보기 싫다. 이 사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점주 A씨는 “가맹점주들은 계속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라며 “자꾸 언론에 회사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다. 상생법인 해피파트너즈를 통해 얼른 제빵기사들이 확충돼야 점주들하고 도급계약 맺을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점주 B씨도 “전국 파리바게뜨 3300개 가운데 70%가 해피파트너즈 설립에 동의했다. 나머지 30%는 본사 직고용 또는 점주가 빵을 굽겠다는 의견 등이었다”며 “직고용 문제로 제빵기사들과 어색해졌다거나 하진 않지만 ‘본사 직접 고용’시에는 감시자가 하나 더 생기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빵기사들이 협력사 소속일 때도 매장에 사입(개별적인 구매)이 있는지, 제품 변형이 있는지 감시가 있었다”며 “전국 점주들끼리 메신저를 통해 언론 기사 등을 공유하는데 가장 많은 얘기는 이 사태가 길어진다는 거다. 혹시라도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거나 매출이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상생법인에 동의했다고 밝힌 점주 C씨는 “제빵기사들이 합작법인 소속이 되면 스스로 자부심도 더 생기고, 점주와 기사 간 동등한 위치라는 의식이 생겨 서로 존중하며 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본사는 현재 민노총 산하 노조와 3자 합작법인 관련 사항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노조도 본사에 노사간담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이에 본사 측은 “양측 노조의 입장을 일단은 지켜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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