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은 지난달 선릉역 인근 지점에 등록됐던 설계사 20여명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스스로 해촉을 신청했다.
설계사들은 허위계약을 반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설계사는 KB생명의 특정 보험이 보험료 1년치를 납부하더라도 보험계약으로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더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지인의 개인정보를 빌려 허위 보험계약을 만든 후 수당을 챙기고, 1년 이후 계약을 해지하는 불법 판매를 반복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꺼번에 20여명의 설계사를 해촉하는 일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회사 안팎에서는 또 허위계약 문제가 터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KB생명이 허위계약으로 손실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에셋스마트'라는 GA업체를 고소했다. KB생명에 따르면 에셋스마트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허위계약을 통해 수수료를 편취했다. KB생명이 손실을 본 금액이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기간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허위계약이 한꺼번에 정리되면서 KB생명의 계약유지율 지표가 악화되기도 했다. 2015년 말 77.97%에 달했던 KB생명의 13회차 계약유지율은 지난해 6월 말 68.24%로 9.73%포인트 급락했다.
보험업계에서는 KB생명의 수수료 체계 및 설계사·GA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정할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잘 안 되고 있다"며 "계속해서 허위계약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수수료 체계와 영업채널 관리가 허술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KB생명 측은 허위계약에 단호하게 대처하다 보니 관련 사고가 많아 보이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KB생명 관계자는 "다른 회사는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쉬쉬하며 묻어두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전하지 못한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