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소민은 최근 종영한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맡은 '윤지호'와 닮아 있었다.
조용하지만 강단있는 성격, 결심을 관철하는 의지 모두 드라마 속 윤지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작 '아버지가 이상해', '마음의 소리' 등을 떠올려보면 윤지호 캐릭터와의 일치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맡은 배우 그대로 변신하는 정소민. 그녀의 변신 비결에는 철저한 '작품 분석'이 있었다.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종영을 기념해 아주경제와 삼청동의 정소민을 만났다. 지난 2010년 드라마 '나쁜 남자'로 데뷔한 정소민은 이후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2010),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2012), '빅맨'(2014), '디데이'(2015), '마음의 소리'(2016), '아빠는 딸'(2017), '아버지가 이상해'(2017) 등에 출연했다. 마음의소리에서 '애봉이' 역할을 거쳐 아버지가 이상해의 인기로 주목받는 여배우가 됐다. 여기에 이번생은 처음이라를 통해 로코퀸의 타이틀을 얻으며 빛나는 2017년을 보내는 중이다.
그녀의 인기비결은 뭘까? 정소민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 가능한 캐릭터와 비슷해 지기 위해 철저히 작품을 분석한다.
"처음 대본을 받고 하는 작업은 캐릭터의 나와 같은 점, 다른점을 최대한 많이 써보는 일이에요. 다른 점들을 보면서 내가 메꿔나가야 하는 점이구나 하는 걸 인지하고 그 다음에 하는 것은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캐릭터의 과거일기를 써보곤 해요. 이사람과 나와의 거리를 좁히는 작업이죠. 대본에 없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 인물이 이렇게 말을 하는 건 그 이전에 있었던 일들이 쌓여서 나온 작업이잖아요? 실제 촬영을 할 때도 신과 신 사이 다른 신을 찍을 때도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그 공백에 대해서도 메꾸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맡은 인물에 철저히 녹아들기 위해 수행하는 작품 분석이 정소민을 2017년 최대 기대주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연출 박준화)는 홈리스가 된 윤지호(정소민 분)와 30년간 빚을 갚아야 하는 하우스푸어 남세희(이민기 분)가 한 집에 살면서 펼쳐지는 수지타산 로맨스. 연애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청춘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리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기억에 남는 대사로 터널 속 내레이션을 꼽은 정소민은 “깜깜한 터널을 걷는 대사들이 울림이 컸던 것 같아요. 청춘뿐만 아니라 청춘을 지나온 분들에게도 다시 그때를 생각나게 만들어주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 생각하게 하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며 “저 역시도 공감하고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소민에게 이번 작품은 위로와 동시에 성장을 가져다 줬다.
“연기하면서 사람의 성장과 연기자의 성장이 맞물린다는 걸 느꼈어요. 영화나 책을 보고 저의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감명 깊게 보고나면 저의 삶에 대입해서 본다던지, 그게 연기에 도움이 되기도 해요. 캐릭터를 만났을 때 첫 작업이 저와 같은 점 차이점을 찾고 차이점을 메꾸기도 하는데, 다른 점을 찾다보니 나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더라고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는 게 연기자로써 너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몰랐던 저를 발견하게 되고, 다른 캐릭터를 이해하기도 하는 작업이 너무 즐거운 것 같아요.”
최고의 2017년을 보낸 정소민은 내년이면 서른살이 된다.
"서른살에는 더욱 성숙해졌으면 좋겠어요.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행복해지는 길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아졌어요. 답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고민 자체도 재미있어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잖아요.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요? 음...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관련 작품이나 몸으로 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센 액션이나 무용하는 역할도 좋아요. 어떤 역이든 최선을 다할게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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