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전면금지는 아닌, 고강도 규제 돌입한다

정부, 국무조정실장 주재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 열고 가상화폐 정부대응방안 논의

가상통화 관련 범죄 엄정 처벌·정부 직권 합동조사 추진·거래소 관리 철저 추진

투기 과열 방지 위해 은행 거래 관리 강화·미성년자 및 외국인 거래 금지 조치

정부, "정부조치가 기술발전 장애되지 않도록 균형잡힌 정책 추진 나설 것" 강조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화폐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차산업혁명시대의 키워드 중 하나인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의 이용을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원칙적으로 불법으로 인지되는 사안인 만큼,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맞추지 않을 경우 엄정 처벌하기로 했다.

정부가 TF팀을 구성,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고강도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실상 강력한 규제에 나선 셈이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가상통화 투기과열과 가상통화를 이용한 범죄행위 등에 대한 정부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를 마친 정부는 가상화폐의 전면 금지보다 조건형 허용을 택했다. 단속과 처벌 수위를 높여 한국 경제의 왜곡과 혼란 현상 등을 막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다단계‧유사수신 방식의 가상통화 투자금 모집 △기망에 의한 가상통화 판매행위 △가상통화를 이용한 마약 등 불법거래 △가상통화를 통한 범죄수익은닉 등 가상통화 관련 범죄를 검찰과 경찰이 엄정 단속토록 했다.

이미 △서울중앙지검이 비트코인거래소 해킹사건 △인천지검이 가상통화 ‘이더리움’ 투자금 편취사건 △부천지청이 ‘비트코인’ 이용 신종 환치기 사건 등을 수사중이다.  대규모 사건이거나 죄질이 중한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엄정 구형에 처하도록 했다.

경찰청도 가상통화 투자빙자 사기·유사수신 등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확대하고, 해킹·개인정보 침해사범 등에 대한 시의성 있는 특별단속도 추진한다.

또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가상통화 거래자금 환치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관계기관 합동단속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 역시 해외여행경비를 가장한 가상통화 구매자금 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고액 해외여행경비 반출 관리를 강화한다.

가상통화거래소 개인정보유출사건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가상통화 거래구조 등을 확인하고, 위법행위 발견시 엄단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4개 주요 가상통화 거래소의 약관을 심사중이며, 나머지 거래소에 대해서도 약관의 불공정 여부에 대해 직권조사하기로 했다.

또한 해킹·개인정보 유출사고 예방을 위해 거래소를 주기적으로 점검,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를 가려내고 제재키로 했다. 

여기에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법규를 위반하는 사업자에 대해 서비스 임시 중지조치 제도를 도입하고, 개인정보 유출시 과징금 부과기준을 상향해 법규 집행력도 강화한다.

매출액 100억원 이상 또는 일평균 방문자수 100만명 이상 등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소는 내년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정부는 또 신규 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에 따라 투기가 과열되는 현상을 직접 막기로 했다. 일반인의 피해를 막고, 가상통화 거래소가 투기의 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은행도 거래자금 입출금 과정에서 이용자 본인 인증을 강화하고, 이용자 본인계좌에서만 입‧출금이 되도록 관리하게 된다. 고교생 이하 미성년자, 비거주자(외국인)는 계좌개설 및 거래가 금지된다.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신규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 역시 불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내 입법조치를 거쳐 투자자 보호, 거래투명성 확보 조치 등의 요건을 갖추지 않고서는 가상통화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가상통화 투기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바로 잡아가지만, 정부조치가 블록체인 등 기술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균형잡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