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가 법인세를 21%로 낮추는 세제개편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지도부는 상하원에서 각각 통과된 세제개편안을 두고 단일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를 거친 끝에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1%로 낮추는 안에 최종 합의했다. 당초 상하원에서 각각 통과된 원안에서는 20%였고 실행 시기만 하원이 2018년, 상원이 2019년으로 차이가 있었지만 이번에 조정을 거쳐 2018년부터 법인세를 21%로 인하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연소득 5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자에 대한 최고 소득세율은 현행 39.6%에서 37%까지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상하원 원안에서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 간 세금 인하 규모는 1조4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WSJ는 추산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대로 크리스마스 전까지 상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미니 지방선거에 이어 12일 앨러배마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참패한 공화당은 세제개편으로 관심을 집중시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풀이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세제개편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저조했지만 공화당은 세제개편을 통한 경제 활성화로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공화당이 원하는 대로 효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WSJ는 세제개편으로 성장률에 완만한 가속이 붙을 수 있겠지만 그에 따르는 비용을 커버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초당파 합동조세위원회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인해 10년 동안 1조 달러의 예산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에 부자감세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표결을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앨러배마 보선에서 당선된 덕 존스 민주당 의원이 내년 1월 초 상원에 합류하면 상원 의석은 공화당 51, 민주당 49석으로 바뀐다. 만약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반란표 2표만 확보할 수 있다면 세제개편의 무산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미 공화당에서는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밥 코커 상원의원이 지난 표결에서 끝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세제개편이 공화당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공화당이 세제개편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그들은 돈줄을 잃게 될 것이고, 만약 세제개편안을 통과시킨다면 민심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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