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1.00~1.25%에서 1.25∼1.5%로 인상하면서 차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승세가 누그러진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이 내년 추가 금리인상까지 예고해 대출 금리의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 중후반대 수준인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코픽스 금리 발표로 조만간 5%를 돌파하게 됐다.
특히,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3∼4차례 올린다면 주담대 금리 상승세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코픽스 금리 인상도 예상된다. 신규 코픽스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변동금리 대출은 15일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에 의해 좌우된다. 코픽스는 발표 다음 거래일부터 곧바로 적용되기 때문에 18일 이후에는 인상된 금리가 적용된다.
문제는 취약 차주의 부담이 더 커진 데 있다. 한은이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부실해질 수 있는 위험가구는 지난해 3월말 기준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11.6%(126만3000가구)에 달한다.
보유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는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2.9%(31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7.0%인 62조원 수준이다.
취약차주가 줄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을 경우 한국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이는 가계지출 감소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고위험가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고위험가구는 2만5000가구 늘어나지만, 대출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는 6만 가구 증가한다.
금융당국은 한은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원금상환 유예 등의 내용을 담은 취약·연체차주 지원방안을 이달 내 발표할 계획이다. 금리인상기에 대비해 가계대출시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는 이미 인상기조에 접어들었고 장기적으로 이자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게 됐다"며 "금리가 단기간 내 빠르게 오르면 취약차주, 중소기업,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입는 만큼 당국의 빠른 가계부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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