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금감원장·4대 금융지주 회장…속내 숨긴 채 식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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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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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융감독원 원장과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속내를 시원하게 쏟아내지는 못한 듯하다. 연일 금융권을 들썩이게 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얘기는 쏙 빠졌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14일 오전 여의도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과 1시간 가까이 조찬을 했다.

조찬에서는 금감원이 추진하는 3대 개혁과제를 비롯해 비트코인, 자본적정성, 해외영업 등에 대해서만 논의를 했을 뿐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조찬에 참석한 관계자는 "최근 독일에서 개최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회의에서 독일 금융감독청장이 비트코인과 관련해 신한은행을 아주 디테일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대화에서 나왔다"며 "조찬에서 비트코인이 자금세탁에 이용될 위험에 대한 논의를 주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장들은 금감원장 말 하나하나에 '격하게'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장들의 속은 편치 않았을 거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전날 최 원장이 "올해 일부 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검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 불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며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와 승계구조를 강하게 비판했었기 때문이다. 

또 "상식으로는 현직이 연임 예정일 때 회추위(회장추천위원회)에서 배제돼야 하나 이를 어느 지주사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었다. 몇몇 지주회장에게는 이번 조찬 자리가 '가시방석'이었던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회장들이 금감원장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지만 비트코인이 귀에 들어왔을리가 만무하다"며 "하고 싶은 말은 지배구조였을 것이다. 조찬 이후에도 찜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에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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