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스트스프링운용 박천웅 "딥러닝으로 미래 읽는 투자전략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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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7-12-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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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딥러닝 헤지펀드 출시 "성장동력 삼겠다"

  • 카이스트와 손잡고 모험적 시도 업계 선도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딥러닝으로 미래를 읽는 새 투자전략을 만들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업계 최초로 딥러닝을 적용한 헤지펀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투자는 미래가치를 현재로 가져오는 작업이다. 딥러닝으로 미래를 읽는 새 투자전략을 만들겠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딥러닝을 사전에서 보면 '컴퓨터가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우게 하는 기술'로 정의돼 있다.

아직까지는 증권가에서 딥러닝을 활용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박천웅 대표는 모험적인 시도로 업계를 선도하는 입장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 업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헤지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카이스트와 손잡고 딥러닝 스터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얼마 전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 연구실과 딥러닝 알고리즘 투자 관련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 자본시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2019년까지 진행한다. 시장 움직임을 예측하고 구조화된 금융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본적인 단계부터 시작했다. 앞으로는 감정인식 모델 개발을 위해 뉴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텍스트를 바탕으로 하는 비구조화 데이터도 활용한다.

박천웅 대표는 "이번 협업에서 핵심은 각자 장점을 융합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금융과 투자 분야에 익숙하지만 딥러닝은 처음부터 배우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대식 교수 측도 인공지능 분야가 가장 중점을 둘 분야로 금융과 자동차를 꼽는다고 한다.

박천웅 대표는 "금융과 자동차 산업은 모두 안전이라는 벽 뒤에 몸을 움츠리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벽을 낮출 수 있다면 우리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협업은 이제 시작 단계다. 양측은 주마다 한 차례씩 의견을 나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지식을 결합한다. 지금도 기계는 쉴 틈 없이 돌아가면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물론 딥러닝은 의구심부터 해소해야 한다. 아직 금융권에서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박천웅 대표는 "알파고를 계기로 기계에 대한 감탄과 찬사가 이어졌고, 심지어는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결국 이쪽에서도 활용영역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딥러닝 활용하는 첫 헤지펀드 출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 내놓을 헤지펀드부터 이번 협업 성과를 반영한다. 새 헤지펀드는 롱쇼트전략을 기반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롱쇼트는 사고(롱) 파는(쇼트) 행위를 조합해 수익을 내는 작업이다. 이번 헤지펀드는 롱쇼트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으로부터 도음을 받는다.

박천웅 대표는 "기업가치를 계산하려면 먼저 수익창출 능력을 파악해야 하고, 수많은 정성적인 요소를 결합시켜 분석해야 한다"며 "기계가 이를 모두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운용은 액티브퀀트펀드를 맡아온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체투자팀 김성훈 상무가 맡는다. 김성훈 상무는 액티브퀀트펀드뿐 아니라 절대수익형스와프(ARS) 전략을 자문하면서도 롱쇼트를 수행해왔다.

이미 인공지능이 평범한 현상을 읽어내는 능력에서 사람을 따라잡았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투자는 이런 능력 이상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그때그때 새로운 변수가 발생한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그만큼 기술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박천웅 대표는 "사람이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책임을 진다는 점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며 "하지만 투자 영역에서도 기계가 사람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물건을 내놓지 않아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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