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건강이 여의치 않음에도 연일 장모인 고(故) 김만조 여사의 빈소를 지켜, 남다른 ‘장모 사랑’을 실감케 했다.
이 회장은 17일 오후 1시40분경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빈소를 지켰다. 지난 16일 오전 8시 고인의 입관예배 참석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당일 오후 빈소를 다시 찾아 조문객을 직접 맞이하는 등 연이틀 빈소를 지킨 것이다.
지난 2013년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거부반응으로 인한 부작용과 신경근육계 유전병인 샤르콧 마리 투스(CMT)를 앓고 있는 이 회장은 수년째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복절 사면을 받은 후 1년간 치료에만 집중해 최근 휠체어 없이도 짧은 거리는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제법 호전된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CJ 통합 연구개발(R&D)센터인 경기도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 개관식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외부 경영현장을 틈틈이 찾고 있지만, 현재까지 CJ 사옥 집무실로는 한 번도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 회장이 장모의 빈소를 연일 찾아 매일 두 시간 이상 머물며 상주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데는 김 여사가 그에게 가족 이상의 남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인은 이 회장이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을 필두로 ‘한식의 세계화’ 비전을 키워나가기 시작할 때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이해하고 응원해준 실질적 조력자였다.
앞서 이 회장은 1995년 삼성으로부터 제일제당을 물려받아 독립하면서 가장 먼저 식품과 문화 사업을 키웠다. 당시 김치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고인 또한 CJ제일제당의 첫 김치 브랜드 개발에 참여해 사위를 도왔다.
2000년 CJ제일제당이 처음 세상에 내놓은 김치 브랜드가 바로 고인이 개발에 참여한 ‘햇김치’다. 햇김치는 현재 CJ제일제당의 대표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비비고 김치’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CJ제일제당 한식 세계화의 초석을 쌓은 故 김 여사의 별세에 그룹 전 계열사는 물론 식품 관련 계열사 관계자들도 연일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와 김춘학 CJ건설 대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부사장, 이재호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등이 이틀 내내 빈소 입구에 서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허민회 CJ 오쇼핑 대표와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도 조의를 표했다.
고인의 외손자이자 이 회장의 아들인 CJ그룹 기획담당 부장 이선호씨도 이날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았다. 이씨도 전날에 이어 이틀째 부친을 따라 빈소에서 조문객을 직접 맞고 있다.이 회장의 맏딸이자 고인의 외손녀인 이경후 상무 내외는 미국에서 귀국하는 대로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고인의 발인은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