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신생아 3명 ‘그람음성간균’ 감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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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한지연 기자
입력 2017-12-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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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목동병원 사망 미숙아 4명 시신, 국과수 부검 시작

  • 조직검사 1주일 걸려…같은 병실 쓴 환아 12명도 점검

신생아 4명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에 설치됐던, '임산부의 날' 대통령표창을 알리는 현수막이 18일 오전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과 경찰이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의 사망 원인 규명에 나섰다. 유족들이 주장하는 의료사고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다. 사망자 가운데 3명에게서 ‘그람음성간균’이란 세균 감염 정황이 나와 관련 조사도 실시한다.

◆국과수 부검 돌입···보건당국·서울시 역학조사 나서

18일 경찰은 지난 16일 밤 잇따라 숨진 미숙아 4명의 시신을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분원으로 옮겨 부검에 들어갔다. 국과수 본원 중앙법의학센터장을 포함한 부검의 5명은 내부 회의와 의무기록 검토 등을 한 뒤 정오를 넘겨 첫 시신 부검을 시작했다. 조직검사는 1주일 정도,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부터 수사를 맡아온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팀으로 해당 사건을 넘겼다. 광수대는 사건이 2개 경찰서 이상의 권역에서 발생하거나 전문 분야 수사 역량이 필요한 사안,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안을 주로 수사하는 부서다. 광수대 의료사고전담팀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병원 측의 의료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사고가 신고된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즉각대응팀을 보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질본 역학조사관 3명과 과장급 2명으로 꾸려진 즉각대응팀은 이대목동병원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서울시 역학조사반·보건환경연구원·양천구보건소 등과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보건당국은 현재 숨진 4명을 포함해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던 신생아 16명 모두의 의무기록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아울러 신생아중환자실 환경검체와 사망환아검체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사건 이후 다른 병원으로 옮겼거나 퇴원한 나머지 신생아 12명의 상태도 점검하고 있다.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조사과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람음성간균 감염·의료사고 여부 조사

유족 측은 신생아 4명이 연이어 숨진 것을 두고 의료사고를 의심하고 있다. 국과수는 부검을 통해 신생아들의 부푼 배와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 이유, 세균 감염 여부, 인큐베이터 오작동 등 의료과실 가능성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질본은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이 사망 전 받은 혈액배양검사에서 ‘그람음성간균’ 감염 정황이 나와 조사 중이다. 그람음성간균은 살모넬라균·이질균이 속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질환자나 신생아가 감염되면 폐렴과 요로감염 등의 2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세균 종류는 오는 20일쯤 가려진다.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낮은 미숙아가 이 세균에 노출되면 폐렴이나 패혈증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숨진 4명 중 3명에게만 세균 감염 정황이 있고, 불과 81분 사이에 4명이 잇따라 사망한 원인을 세균 감염으로 단정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정익 질본 위기대응총괄과장은 “감염과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 중”이라면서 “관련 기관과 협조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 44분부터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있던 미숙아 4명에게 심정지가 발생했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같은 날 오후 9시 32분부터 10시 53분 사이에 4명 모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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