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임 시장의 최강자인 텐센트가 징둥상청(京東商城, JD닷컴)과 함께 중국 3위 전자상거래업체 웨이핀후이(唯品會)의 손을 잡았다.
신경보(新京報)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와 JD닷컴은 전날인 18일 웨이핀후이에 현금으로 8억6300만 달러(약 9381억원)를 투자하고 각각 지분 7%, 5.5%를 확보했다. 텐센트- JD닷컴-웨이핀후이가 중국 IT업계의 '도원결의'로 전자상거래의 제왕 알리바바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투자계약 외에 텐센트와 JD닷컴은 각각 웨이핀후이와 전략적 협력을 약속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텐센트는 위챗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JD닷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웨이핀후이를 연동해 접속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실 중국 전자상거래 2인자인 JD닷컴과 3인자인 웨이핀후이는 오래전부터 손을 잡고 알리바바에 대항해왔다. 지난 7월 12일에는 '불공정 경쟁행위 근절에 대한 성명'을 함께 발표하고 모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각종 방식으로 입점업체와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를 겨냥한 행보였다. 이처럼 협력해온 두 업체에 이번에는 공룡급 IT 기업 텐센트까지 가세한 것으로 주목된다.
선야(沈亞) 웨이핀후이 회장은 "텐센트, JD닷컴과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해 너무나 기쁘다"면서 "이번 협력은 웨이핀후이는 물론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인터넷 업계 전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웨이핀후이는 의류, 잡화, 화장품 등 판매와 여성고객 확보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으며 3개업체가 상호보완하고 심층적·전략적 협력이 가능한 연맹으로 거듭나면 네티즌과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JD닷컴은 웨이핀후이와의 협력을 통해 부족했던 여성 고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JD닷컴 거래액 중 남성 소비자가 선호하는 3C(컴퓨터,통신,가전) 비중이 50% 이상을 보여왔다. 류창둥(劉强東) JD닷컴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전자상거래업체에서 남성 고객이 50%가 넘으면 적자고 여성 고객이 절반 이상이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하고 지난 2013년부터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비중 확대와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텐센트와 JD닷컴이 웨이핀후이를 주목한 것은 빠른 성장세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2015년 웨이핀후이의 순매출은 74% 급증한 402억 위안, 지난해는 40.8% 증가한 565억9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최근의 추세로 볼 때 올해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 3분기 웨이핀후이의 순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6% 급증한 153억 위안(약 2조5152억원), 주문수량은 23% 늘어난 7400만건으로 집계됐다. 재구매 고객의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은 95%에 육박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도원결의'가 이뤄졌지만 1위 알리바바에 대적하기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 올 상반기 점유율 1위는 알리바바 티몰(톈마오)로 50.2%를 차지했다. JD닷컴이 24.5%로 2위, 웨이핀후이가 6.5%로 3위, 쑤닝이거우(蘇寧易購)가 5.4%, 궈메이(國美)가 4.1%로 4, 5위를 차지했다. 2~4위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티몰을 넘지 못한다.
리청둥(李成東) 전자상거래 애널리스트는 "텐센트를 중심으로 알리바바에 대항할 전자상거래 진영이 형성됐지만 알리바바의 종합실력이 막강하고 텐센트 연맹이 완전히 통일된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무 중복도 불리한 요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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