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발 스튜어드십코드 보류 도미노

국민연금만 쳐다보느라 너도나도 스튜어드십코드 참여를 보류하고 있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7일 올해 마지막 운용위 회의에서 스튜어드십코드를 다루지 않는다.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 목표 수익률이나 기금운용 현황 같은 일상적인 안건만 논의한다는 것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애초 국민연금은 20일에 나오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사회책임투자에 관한 연구' 용역(고려대) 결과를 연내 운용위에 넘길 것으로 예상됐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물을 받더라도 보건복지부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스튜어드십코드는 이번 운용위에서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논의는 해를 넘기게 됐다.

게다가 다른 연기금도 맏형 격인 국민연금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자산운용업계도 눈치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기업지배구조원을 통해 스튜어드십코드 참여를 공표한 곳은 15개사뿐이다. 그나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관계없이 경영참여 강도가 셀 수밖에 없는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대부분이다.

아직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공제회나 연기금은 없다. 이에 비해 기업지배구조원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곳은 50곳에 이른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도입하는 과정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해 올해 9월 내부규정을 개정했고, 준비작업을 마쳤다"며 "다른 공제회도 개별 상황에 맞는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하기 위해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제도이다 보니 영향력이 큰 국민연금을 제치고 선두로 나서기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며 "결국 국민연금이 도입하는 시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사도 비슷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을 비롯한 다수 자산운용사가 10~11월 사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식적인 발표를 미루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는 마련됐지만 조직개편 문제로 도입을 늦췄다"며 "연내에 최종 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비용 문제도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을 막고 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는 큰 회사처럼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컨설팅을 의뢰할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주참여는 그동안 하지 않던 영역이라 노하우도 없다"며 "반드시 외부자문을 받아야 하는데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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