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침범해도 못 내쫓는 KADIZ,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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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7-12-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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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공식별구역은 배타적 주권 인정 안 돼…사전 식별만 할 수 있을 뿐

  • 이어도 일대, 韓中日 ADIZ 겹쳐있어 갈등의 불씨

[사진=연합뉴스]


중국 군용기 5대가 18일 이어도 부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중국은 지난 1월에도 KADIZ를 침범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들 군용기가 이날 오전 제주도 남쪽에 있는 이어도 근처에 설정된 KADIZ에 무단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군용기는 폭격기 2대, 전투기 2대, 정찰기 1대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튿날인 19일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어제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우리 군은 정상적으로 적절하게 조치했다"며 "제3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 시 핫라인을 통해 피아를 식별하고 우리 항공기를 출격시켜 감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ADIZ·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는 배타적 주권이 인정되는 영공과 다른 개념이다. 영공 방위의 목적으로 식별되지 않은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된 구역이다. 미국은 미식별 비행체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협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1950년 세계 최초로 ADIZ를 설정한 바 있다. 이후 한국을 비롯 영국, 일본, 중국 등 30여개 국가가 ADIZ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법상 다른 나라에 ADIZ 준수를 강요할 수는 없다. 무단 진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항공기를 강제로 퇴거시키거나 착륙시키는 등의 무력을 사용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굳이 ADIZ를 설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하 단위의 속도로 비행하는 적국 전투기를 영공 진입 직전에 포착한다면 제때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타국 항공기가 미리 설정된 경계선 안으로 진입할 경우 피아를 식별하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기 위해 ADIZ라는 임의의 선을 긋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다른 나라의 ADIZ에 진입하기 전에 통보하는 것이 관행이다.

KADIZ는 6·25전쟁 중인 1951년 3월 미국 태평양 공군에 의해 설정됐다. 당시에는 북한과 중국의 공군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실했기 때문에 마라도 남쪽 6.5해리까지만 선을 그었다.

[자료=국방부]


KADIZ가 지금처럼 이어도 주변 수역까지 확대된 시기는 2013년 11월이다. 중국이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ADIZ를 선포하자, 박근혜 정부 또한 4일만에 이어도 일대까지 KADIZ를 넓히며 맞대응한다. 당시 양국의 신경전은 서해상의 배타적경계수역(EEZ) 획정 협상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1969년 설정한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까지 여기 맞물렸다. 3국의 ADIZ가 모두 이어도를 포함하게 되면서 향후 갈등의 불씨를 남긴 셈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중국 군용기가 진입한 구역 역시 한·중·일 각국이 주장하는 ADIZ가 중첩되는 구역에 해당한다. 순전히 중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KADIZ는 국제법상 공해인 이어도 상공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수십차례 KADIZ를 침범했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 직후에 일어난 중국의 이번 KADIZ 침범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드 기지에 대한 무력시위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공보실장은 "어제(18일) 오후 중국에서도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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