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윤경진 기자]
가상화폐 투기 과열을 우려한 정부는 지난 13일 가상화폐 거래소업을 유사수신업으로 규정하는 '가상화폐 긴급대책'을 발표했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정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정부 발표 전 유출된 자료는 단톡방 곳곳에 퍼 날라진 뒤였다.
'단톡방'은 3인 이상의 다수가 이야기를 나누는 메신저 채팅방을 가리킨다. 단톡방 개설 후에는 참여자 누구나 이용자를 초대할 수 있다. 단톡방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단톡방에서 수시로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한다. 간단한 약속 장소는 물론 회사 업무까지 단톡방에서 결정된다. 다수가 장소와 시간 제약을 안 받고 의견 교환이 가능한 편리한 기능으로 대다수 스마트폰 이용자는 단톡방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

단톡방은 대한민국에 쏙닥쏙닥 문화를 만들었다[사진= https://gph.is/2oYR5nd]
크게 업무형, 친목형, 모임형으로 나뉘는 단톡방은 상황별로 운영된다. 최근 한국에서 지진 발생이 잦아지면서 지진이나 재난 피해를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는 재난 단톡방이 만들어지는 등 정보공유 측면에서 순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정부의 가상화폐 긴급대책 자료 단톡방 유출 사건 같은 단톡방 관련 사고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보 유출은 물론 가짜 뉴스 확산이나 단톡방 성희롱 논란은 단톡방 활성화되면서 생긴 사회적 폐해다.

카카오톡 국내 MAU 추이[사진=카카오 제공]
유독 단톡방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PC형 메신저와는 다르게 스마트폰 메신저가 항상 연결된 상태를 유지해 단톡방에서 못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 점이 편리함과 피로감을 동시에 주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천 192만 명(2016년 11월 기준)으로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0월 발표한 '메신저 단톡방 인식 및 행동 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중(20~50대 성인남녀 1,061명 대상) 96%가 단톡방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월간활성이용자수 증가 지표는 단톡방 이용자 증가 지표로 풀이해도 된다.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단톡방 이용자들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단톡방에서 나가고 싶었지만 못 나갔다'고 답한 설문 응답자가 70.8%라고 밝혔다.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유독 단톡방에서 자료가 빨리 퍼지는지도 알 수 있다. 단톡방에서 공유된 정보를 다른 곳에 알린 경험이 있는 응답자(뉴스/정보 페이지의 링크(URL) 복사해 전달)는 55.7%가 됐다.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또한, 대화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단톡방에 초대됐을 때는 다른 사람의 대화 내용을 보기만 한다는 응답이 52.5%였다. 특히 단톡방에서 자신이 한 얘기가 다른 사람한테 흘러갈까 봐 말을 아꼈다는 답변도 65.8%나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단톡방이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 타인을 모욕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데 실제 쓰이고 있고, 그러한 사실이 본인에게까지 알려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문결과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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