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내년 2월 개최까지 50여일 남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붐업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한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운행하는 경강선 KTX에 시승해 평창동계올림픽 이벤트 당첨자 20명과 오찬을 함께 하고, 언론사 체육부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평창 홍보데이'에 주력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날 경강선 KTX 시승행사와 겸해 열린 평창올림픽 홍보행사를 통해 대통령 전용 열차인 '트레인1'의 시설을 일반 국민과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통령 전용열차가 도입된 1979년 이후 대통령 전용열차에 일반시민과 기자들이 탑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대통령 전용열차에서 언론사 체육부장단과 간담회를 개최한 것도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티켓예매 홍보사이트의 이름을 따 '헬로평창'이라고 명명된 이날 행사에는 이벤트에 당첨된 일반 국민 20명과 평창동계패럴림픽 홍보대사인 가수 겸 탤런트 정용화씨,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 선수(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000m 여자계주 금메달)가 참석했다.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8일까지 문 대통령과의 식사권과 올림픽 기념품 등을 경품으로 걸고 올림픽 티켓 인증샷 공모, 국민홍보대사 공모, 관전꿀팁 공모, 국민애칭 공모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벤트에 총 1만3259건이 접수됐으며 당첨자는 지난 15일 발표됐다.
특히 '문 대통령과의 점심 식사' 경품은 문 대통령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이벤트였는데 문 대통령이 흔쾌히 승낙했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평창올림픽 입장권 구입 인증샷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평창올림픽 붐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날 '트레인1'의 대통령 전용공간에서 열린 이벤트 당첨자들과의 오찬에서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강원도를 찾을 전 세계인에게 청정 자연 강원의 맛을 알리기 위해 강원도에서 개발한 ‘강원나물밥'과 '오죽잎차'가 준비됐다.
강원나물밥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 내 26개 전문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이번 ‘강원나물밥 도시락’은 원주~강릉 KTX 개통에 맞추어 간편식으로 첫 도전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 자리에서 "헬로 평창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대통령과 식사하는 것에 당첨됐을 때 아마 청와대로 초청돼 아주 근사한 식사를 할 것으로 기대했을 것 같은데 혹시 실망스럽지 않냐"고 물으며 웃었다.
시민 중 한 명이 "다음에 또 청와대로 불러주세요"라고 답해 열차 안은 웃음꽃이 피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가 더 뜻깊다"며 "여러분들은 경강선 열차가 공식 개통되기 전에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1호 승객들"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KTX 기차 안에서 함께 식사하는 이런 기회가 또 있겠냐"며 "전에는 한 번도 없었을 것 같고 앞으로도 좀처럼 깨지지 않을 기록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오히려 청와대에서 큰 밥상을 받는 것보다 더 귀하고 값진 자리라고 생각된다"며 "청와대 밥은 좀 맛이 없다. 오늘 준비된 건 강원도 나물밥으로 강원도 분들이 외국 손님들을 맞이할 때 내놓을 특별한 식단"이라고 소개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티켓구매자들인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더 큰 홍보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착실히 잘해야 한다. 경강선이 개통되는 등 교통인프라도 올해 중으로 다 완비될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홍보와 붐업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보통 국제적으로는 하계·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4개 대회를 다 치르는 게 일종의 국제 스포츠행사의 그랜드슬램 같은 것으로 인정되는데 우리가 이번에 동계올림픽 치르면 4대 국제스포츠 행사를 치르는 다섯 번째 나라가 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오찬을 함께한 채용기 여주여자중학교 교사는 "촌에서 88올림픽을 TV로 봤는데 당시에는 올림픽경기장에 가고 싶었지만 시골이어서 갈 수 없었다"며 "2002년 월드컵은 학생들과 거리 응원을 했다. 이번에도 평창올림픽에서 제자들과 함께 응원할 기회가 주어져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 교사는 제자 180명과 함께 한국팀의 아이스하키 경기 티켓을 구매하고 대규모 원정응원에 나서기로 했다.
평창에 사는 최선진씨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즐기려고 이벤트를 신청했는데 당첨됐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는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지난해 광화문광장을 쭉 나갔는데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식사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주제로 한국 스포츠연맹소속 체육부장단과 기자간담회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친 국민에게 치유의 축제가 되길 희망했다. 다만 올림픽 열기를 높이기 위해 임시공휴일 지정 등의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35개사 체육부장단이 참석했으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가 끝난 뒤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워크숍에 참석해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들에게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자원봉사 워크숍을 하신다고 해서 왔다"면서 "열정 하나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말 그대로 하나된 열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들은 최일선에서 손님을 맞는 평창의 얼굴이다. 노력 하나하나, 봉사 하나하나가 평창 성공의 밑거름이다.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어렵고 재난이 있을 때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돕는 게 우리나라의 장점"이라며 "평창이라는 이름 그대로 평화롭고 번창하는 올림픽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돌아오는 서울행 KTX 내에서 미국 올림픽방송 주관사인 NBC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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