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1951년 경남 사천 출생으로,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1970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노조위원장을 지낸 그는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2009년까지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KB금융을 떠나 2012년에는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4년 노무현 캠프와 관련해 김진흥 특검팀으로부터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때 역삼동지점장으로 일하며 노무현 캠프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지주사를 압박하는 금융당국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이른바 '셀프 연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3일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CEO 승계 프로그램을 규범화해야 하지만,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금융은 "계열사인 부동산신탁의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자문 역할로 부회장직을 신설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날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KB국민카드 등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선정된 후보들은 오는 21~22일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계열사별로 KB국민카드는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생명보험은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이 각각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됐다. KB저축은행은 신홍섭 KB국민은행 전무, KB데이타시스템은 김기헌 KB금융지주 부사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KB데이터시스템(1년)을 제외한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다.
한편 KB자산운용은 '전통자산'과 '대체자산' 부문으로 분리해 각자대표로 체제를 전환한다. 대체자산 부문에는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가 후보로 선정됐다. 전통자산 부문은 조재민 현 대표가 맡는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는 기존 대표이사들의 연임이 결정됐다. 이들의 임기는 1년이다.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KB의 상승세 지속을 위해 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실행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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