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권 결산-⑤여신금융] 관치에 한방 먹은 카드업계…車할부 구세주 맞은 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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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7-12-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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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신금융업계에서는 캐피털사가 웃은 반면 카드사는 울었다. 카드사들은 우려했던 '보릿고개'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사실상 유례 없는 악재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3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믿었던 가맹점 수수료 등은 새 정부의 주요 경제공약으로 내걸리면서 1년 반 만에 인하가 현실화됐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순익은 급락했고, 몇 년 안에 망하는 회사가 생길 것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반면 캐피털업계는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 호황으로 몇 년 만에 호재를 맞았다. 2~3위권에 있는 캐피털사들의 약진으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 갈수록 벼랑 끝… 카드사 생존 가능할까?

카드업계의 순이익은 지난해 70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35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마케팅 비용 절감, 부가서비스 축소, 밴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그나마 표면적인 숫자의 감소를 최소화하긴 했지만 내상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카드업계의 3분기 순이익은 수직 하락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카드사의 3분기 순익은 4196억원으로 전년 동기(5246억원) 대비 20.0% 감소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곳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특히 롯데카드의 수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56억원의 순익을 냈던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에 267억원의 손실을 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분기 순익이 1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순익도 각각 6.3%, 2.1% 줄었다. 이 외에 우리카드(-38.1%)와 비씨카드(-22.1%), 현대카드(-12.9%) 모두 실적이 하락했다.

실적 부진에 대해 카드업계는 지난 8월부터 본격화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가 주범이라고 밝혔다. 서민 금융지원책 중 하나로 영세사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를 약속한 정부는 지난 8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 규모 확대에 나섰다. 이번 조치로 연간 3500억원의 수익이 줄어든 것이다.

금리인상도 카드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6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미 연준이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카드사 조달금리의 동반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부터 본격 적용될 법정 최고금리 및 연체금리 인하 등 잇따른 금융당국 정책에 카드업권의 순익 하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년 말 예고돼 있는 가맹점수수료율 재인하도 카드업계를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

◆ 자동차 할부 시장의 호황… 캐피털업계 ‘맑음’

캐피털사들도 신용대출 사업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2금융사의 고금리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법정 최고금리가 꾸준히 인하되고 있기 때문에 캐피털사들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캐피털사들은 올해 신용대출보다 자동차할부금융에 집중하면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 

KB캐피탈의 경우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 순이익이 10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JB우리캐피탈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가량 늘어난 602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3분기까지 올렸다.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던 현대캐피탈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상승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수진작 차원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등 자동차 판매량 확대를 적극 지원하면서 캐피털업계는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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