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한국행에 또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봉합된 뒤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중국 특수를 기대했던 상황이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중국 여행업계의 전언을 종합하면, 중국 산둥성 여유국은 전날 오후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을 소집해 내년 1월부터 한국 단체관광을 잠정 중단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중소 여행사인 하이타오여행사는 연말까지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이달 초 32명의 유커를 인솔해 방한한 바 있다.
지난 10월 31일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뒤 중국 당국은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유커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산둥성 여유국의 조치가 전해지면서 조만간 베이징 여유국도 비슷한 지시를 내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내년 1월 출발하는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판매 중이던 중국 국영 중국청년여행사는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삭제했다. '한국', '서울' 등의 조건을 넣어 검색하면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이에 대해 유커의 한국행 규모가 급작스럽게 늘면서 중국 당국이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드 갈등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서 정확히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 중 추측에 가까운 것도 많다"고 말을 아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16일 중국을 방문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수차례 구할 정도로 국내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특수 기대감이 컸다.
일단 유커의 한국행이 숨고르기에 돌입하면서 여행·숙박 및 면세점 등 관련 업계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다만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정상화 의지를 내비치는 등 해빙 무드가 완연한 만큼 종전과 같은 전면적 제재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중국 산둥성 소재 한 여행사에 30명 규모의 한국 단체관광이 가능한지 문의한 결과 "구비서류가 갖춰지면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조치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 전반에 걸쳐 한국 관광을 금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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