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권 결산-⑥저축은행] 잘나가던 올해…내년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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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12-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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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대출 수요 늘며 성장

  • 저금리 끝 실적급락 우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고 절정기를 맞은 저축은행업계의 속내가 편치 못하다. 부동산 시장 호황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방했지만 가계대출 강화로 내년에는 실적 급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총량규제, 최고금리 인하, 초저금리 시대의 종말 등 저축은행을 둘러싼 금융환경이 녹록지 않다.

저축은행은 올해 선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이익(잠정)은 32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697억원) 대비 601억원(22.3%) 늘었다. 3분기까지(1~9월) 누적 순이익은 8231억원으로 지난 한 해 순이익인 860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가계대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수년간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급증했다. 더불어 앞서 은행권이 가계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톡톡히 봤다.

실제로 저축은행 사태 이후 지지부진했던 여신 증가세는 2015년 4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20%대로 급증했다. 덕분에 저축은행의 10월 말 대출 잔액은 50조921억원을 기록했다. 여신 잔액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12월 이후 5년 10개월 만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급증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총량규제가 가장 큰 산이다. 올 3월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을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제한했다. 또 고금리 대출에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순익이 대폭 줄었다. 고금리 대출과 손쉬운 가계대출에 의존하던 영업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셈이다.

문제는 2018년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최고금리가 현행 연 27.9%에서 연 24%로 줄어든다. 기준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은행권은 잇달아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대출금리를 올리기가 애매한 실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하며 개별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으나 업권을 둘러싼 여론이 워낙 부정적이어서 대출금리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량규제 도입 뒤,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취급 규모를 줄여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하락하는 추세"라며 '평균금리가 떨어지는데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대출금리를 높이는 것도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핀테크에 힘을 주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 OTP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최근 오픈했다. 내년 초에는 스마트폰만으로 대출 신청과 심사, 송금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핀테크가 '돌파구'가 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인터넷은행보다 경쟁력이 한참 뒤떨어질 뿐 아니라 업권을 향한 비판적인 여론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번번이 규제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쉬운 대출에 부정적인 현 정부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이 큰 저축은행의 몸집이 커지는 게 달가울 수 없다"며 "기존 영업방식을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규제완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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