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세제개편, 파월체제, 금리인상...2018년 美 경제 주목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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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1-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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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충격을 받은 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위기 극복에 집중해온 세계 중앙은행들이 서서히 양적완화(QE)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두드러진 변화가 예견되는 해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은 31년래 최대 규모의 세제개혁 발효, 중앙은행 수장 교체 등 변동성이 많아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중립형 비둘기파' 연준 파월 체제 상륙...금리 인상 횟수에 촉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17년 기준금리를 세 차례(3월, 6월, 12월)나 상향 조정했다. 4조 5000억 달러에 이르는 연준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과감한 출구 전략을 시도한 것이다. 연준은 2018년에도 연중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1.25%~1.50%다. 통상 0.25%p씩 인상한다고 해도 최대 2.25%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2018년 2.1%, 2019년 2.7%, 2020년 2.9% 등으로 잡은 금리인상 목표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연준의 수장 교체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의 뒤를 이어 2월부터 최소 4년간 연준을 맡게 된다. 파월 이사는 전형적인 비둘기파 인사로서 옐런 체제가 추구해온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연준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친(親) 시장 성향을 보유,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 규제 완화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시장이 관심을 두는 부분은 파월 체제의 금리 인상 횟수다. 경제전문매체 포천, CNBC 등은 2017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2018년에도 2017년에 이어 세 차례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이사 자신도 미 상원 인사 청문회 등을 통해 "견고한 경제지표 등 금리인상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되 두 번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보도를 통해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안주할 수 있다"며 "파월 체제에서는 금리인상 횟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파월 이사가 의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인 3월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의 기준으로 꼽히는 경제지표는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실업률은 3.9%로 2017년(4.1%), 2016년(4.7%)에 비해 하락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4.0%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연준 목표치(6.7%)를 훨씬 하회하는 것이어서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8 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2017년과 같겠지만 2016년(2.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양호한 경제지표에다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예고 속에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대대적 감세 시작...美 경제성장률 4% 목표 달성할까 

진통 끝에 2017년 말 가까스로 통과된 미국 ​세제개편안의 상당 부분이 2018년 새해부터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감세를 골자로 하는 이번 세제개편에는 △ 법인세율 감축(35% → 21%) △ 송환세(35% → 12~14.5%) 인하 △ 법인 대체최소세(AMT) 폐지 △ 개인 소득세 인하 등의 내용이 담겼다. CNBC 등 주요 경제매체들은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기업들을 독려하기 위한 법인세 인하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법인세는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수준에 속했다. 아일랜드(15%) 등 법인세 부담이 낮은 유럽 국가로 이탈하는 미국 기업이 증가한 이유다. 그러나 세제개편 이후 미국 법인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2%)보다 낮아지는 것은 물론 일본(29%), 독일 등 주요 국가의 법인세를 밑돌게 된다. 

시장에서는 친(親)기업 성향의 세제개편안을 계기로 법인세가 대폭 인하되면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감세안 처리를 전후해 연말 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산타 랠리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퍼주기식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 적자 확대와 소득 불평등 심화 우려 등은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의회가 진통 끝에 파격적인 최대 감세안을 끌어낸 것은 세 부담을 낮춰 기업의 고용·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중산층 소득으로 이어져 내수 활성화 등 이른바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전문지 애틀랜틱,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기업들의 투자·고용 확대로 인해 경기 부양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세제개편안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미국 제조업의 부활로 이끌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10-2020년 총고용이 2500만 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택 가격 회복에 따라 건설 분야 수요가 늘면서 18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대선 공약대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까지 이뤄진다면 추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개편을 통해 미국 GDP를 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감세의 영향으로 향후 10년간 1조 4500억 달러 이상 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금 감면 효과에 문제제기를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등락과 허리케인 등의 외부 요인이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8년은 경제 번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감세 정책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지 여부가 미국 경제 방향의 가늠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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