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오너 3세인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부사장)의 첫 해외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 사업이 연내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손잡고 추진하고 있는 현지 합작 조선소(JV) 사명이 ‘IMIC(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mpany)’로 확정됐다. 아람코는 지난 10일 사우디 정부에 이 사명으로 법인 등록을 마쳤다.
최근 사우디 왕자의 난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에서도 아람코는 연내 법인설립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함으로써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합작사업은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줬다.
IMIC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람프렐 등이 참여했으며, 각 사별 지분율은 아람코 50.1%, 람프렐 20%, 바리 19.9%, 현대중공업 10%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가 체결한 조선, 엔진, 플랜트 등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 내용 가운데에서도 핵심 사업이다. 정 대표는 협력 논의가 시작된 그해 3월부터 TF팀을 구성, 직접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하는 등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는 향후 조선소 건설은 물론 파생사업 협력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이미 시작돼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조선소가 들어설 사우디 동부 주베일 항 인근 라스 알헤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약 495만8678㎡(150만평) 규모의 부지 지반 공사가 한창이다. 주베일은 40여 년 전 정 대표의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산업항 공사를 완공한 기념비적인 지역이다.
약 5조원이 투자되는 합작조선소는 준공 후에 생산능력 기준으로 사우디에서 최대 규모 조선소가 될 전망이다. 연간 해양 리그 4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비롯한 40척 이상의 상선을 건조할 수 있고, 선박 수리도 가능하며, 260여종 이상의 조선·해양 관련 제품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준공이 예정되어 있으나 선박 건조는 2019년부터 시작된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소 건설과 함께 선박 건조를 병행한 것과 같은 이치로, 2021년 준공식에 맞춰 첫 호선 명명식 개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합작사업 참여를 통해 사우디 내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대한 수주 우선권을 확보한 것은 물론, 조선소 운영과 선박 건조 기술 등을 전수한다. 이에 사우디 사업은 현대중공업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합작사업의 외연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합작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바리와 손잡고 스마트십 사업 협력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주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7월에는 아람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와 ‘선박·육상용 엔진 합작 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따라 합작법인은 2019년까지 4억 달러를 들여 합작 조선소가 들어서는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 안에 한해 200여 대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합작 사업에서 로열티(사용권 수입), 기자재 판매, 기술 지원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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