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를 상장사로 보는 금감원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설정액은 21일 기준 34조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7%(9조7195억원) 증가했다. 돈이 몰리면서 상품도 난립하고 있다. 상장돼 있는 ETF 수는 현재 325개로 올해에만 31.05%(77개) 늘었다.
이런 ETF를 챙기는 곳은 사실상 거래소 1곳뿐이다. 시장을 개설ㆍ운영하는 거래소가 ETF 상장심사까지 맡는다. 금융당국이 ETF를 펀드가 아닌 상장법인처럼 여기고 있어서다.
통상 ETF 상장심사는 일반 펀드보다 많은 시간을 들인다. 자산운용사는 상장심사를 신청하기 전 절차와 시기를 미리 거래소와 협의한다. 거래소는 상장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안에 결과를 알려준다.
상장을 앞둔 ETF는 유동성공급자(LP)로부터 초기자금을 모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내지만, 금감원(자산운용감독실)은 약관심사만 맡는다.
즉, 거래소가 ETF 상장심사를 거의 다 맡고 있다. 반대로 일반 공모형 펀드는 금감원에서 심사한다.
◆거래소만 맡기엔 너무 커져
커져가는 ETF 시장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과거 ETF 시장이 크지 않던 무렵에는 거래소에서 담당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TF 괴리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위험요소로 꼽힌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차이를 의미한다. 거래시간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실제로 ETF 괴리율 초과발생 공시는 올해 들어 22일까지 446건에 달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괴리를 없애는 것이 ETF 운용에서 가장 중요하다"라며 "그러나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특히 해외투자상품은 더욱 잦아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인 금감원 부원장보는 "거래소가 ETF를 처음 도입하면서 관련업무를 주도했고, 현재 상장절차도 만들었다"며 "상품 적격성에 대해서는 금감원도 관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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