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와 이외 지역 간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주요 선진국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년 수도권에서만 8조원가량의 토지보상이 계획돼 있는데, 이들 자금이 서울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서울 일대는 대기 실·투자수요가 탄탄히 형성돼 있어 재건축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2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00년대 초 신한은행 공채로 입사한 신정섭 차장은 은행 고객을 상대로 부동산 투자상담을 하고 있으며, 상담 결과에 따른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부서 내 동료와 함께 세무 상담까지 진행하는 부동산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은행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그가 부동산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 계기가 궁금했다. 신정섭 차장은 "지난 10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성과가 다른 상품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원으로서 금융과 부동산과의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고객에게 좋은 투자성과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2008년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취득했고, 퇴근 후에 부동산 대학원에도 진학하면서 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식이 부족했던 부동산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했다"며 "이를 토대로 종합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 차장은 “현재는 고객들에게 적절한 부동산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내집 마련이 필요한 신혼부부에게는 교통·학군 등 요건이 양호한 곳을 중심으로 고객 보유자금 대출로 구입 가능한 단지를 소개하고, 안정적 고정수입이 필요한 노년층에게는 공실 가능성이 낮은 상가건물 투자를 제안한다"며 "경매에 관심이 많지만 정보가 많지 않은 초보자에게는 권리분석 과정도 돕고 있다"고 했다.
올해 정부가 쏟아낸 6번의 대책이 효력을 발휘했는지 여부와 관련, 그는 내년이 돼야 시장 안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신 차장은 "내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부동산 시장도 차차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특히 가계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는데, 이는 금리 인상을 앞둔 현 시점에서 국내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절한 조치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정섭 차장은 정부의 서민 주거 안정에 대한 대안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정부는 수요가 많은 곳에 공적주택이나 민간임대를 많이 공급해야 한다. 현재 경기 외곽이나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경우 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 일대에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는 많지 않다"며 "서민들일수록 일터가 가깝고 육아 환경이 좋은 대도시에 자리잡으려는 심리가 강하다. 정부가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일부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정부,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사업성을 높여줄 수 당근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신정섭 차장은 서울 및 서울 외 지역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내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젊은 수요층과 은퇴 노년층 모두 교통과 편의성이 좋은 대도시에서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도시"라고 분석했다.
향후 유망한 부동산 상품과 관련해 신정섭 차장은 서울 일대 재건축 단지를 꼽았다. 그는 "강남구 '은마', '압구정 현대', 서초구 '삼풍', 용산구 '서빙고 신동아',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등 아직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은 재건축 단지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며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으면 조합원 지위를 온전히 넘겨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은 이들 대상을 눈여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북은 강남에 비해 분양 수입이 적어 재건축이 쉽게 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새 아파트 시세가 많이 오르면서 재개발·재건축 등의 사업성도 많이 개선됐다"며 "마포구 '성산시영', 종로구 '창신쌍용', 노원구 '상계주공' 등 재건축 연한이 채워졌거나 임박한 단지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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