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지못했던 마녀사냥식 여론재판 최후는… '무혐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세종)김기완 기자
입력 2018-01-02 07: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세종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 대전지방검찰청, 어린이집 관계자 전원 '혐의 없음'

  • 청소년단체 "참교육위한학부모회 세종지부, 데뷔전(?) 치루기 위해 아동학대 사건 이용" 지적

[관련기사, '세종시 아동학대' 관계기관 대처에 분노한 학부모들 거리로] 2016년 6월6일 보도

 △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집 교사 아동학대 의혹과 관련, 같은 해 6월 참교육 전국학부모회 세종지부가 세종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학대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사진= 아주경제 DB]

단지 의혹에 불과했을뿐인데 아동학대라는 단정된 여론이 형성됐고, 여론에 떠밀려 진행중인 수사 방향에 혼돈을 가져왔다.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이첩시켰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선 변호사를 선임해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한다. 이 사건은 사법부의 수사가 진행되기 이전부터 이미 여론재판이 진행됐고,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에 응했던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많은 것을 잃게됐다.

최근 대전지방검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세종시 모 어린이집 관계자들에 대해 전원 혐의없음(증거 불충분) 처분했다. 수사 개시 일년이 넘어서야 피의자 신분을 벗어난 것이다.

지난 해 6월 일부 학부모들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원들이 세종시청과 세종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중심복합도시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의혹을 수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그들은 "아동학대 의심 상담을 받고 경찰과 아동보호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초동 수사단계부터 결정적 증거인 어린이집 CCTV 기록물 전체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안일한 대처로 일관해왔다"며 지적하고 "관리 감독이 있는 세종시 역시 아동학대가 접수되면 실태조사 등을 즉시 실시해 문제점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손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여론재판을 통해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것을 사실화 했고, 피의자를 처벌하라는 촉구로 비춰졌다. 이는 기자회견 이전에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대화가 있었고 원장의 해명도 있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과 사회단체에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경찰과 행정부를 겨냥하면서 초강수를 던지자 경찰은 여론에 떠밀린 채 수사를 전개하는 듯 보여졌다. 어린이집 직원중 한 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아동학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부 학부모들과 시민사회단체까지 가세해 세종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어린이집 아동학대 의혹 사건'은 결국 어린이집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판단으로 끝이 났다. 오히려 피의자 신분에서 피해자 신분으로 뒤바꼈다.

어린이집은 아동학대 의혹 사태로 불거진 여론형성으로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아동들이 하나·둘 그만두기 시작해 문을 닫게됐고, 아이들이 줄어들어면서 교사들 역시 이 어린이집을 떠나 실업자 신세가 됐다.

게다가 일부 학부모들이 어린이집에서 입수한 CCTV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 게시하면서 무분별하게 조작하거나 유포했다. 수사가 진행중임에도 이미 여론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아동학대 사건이 무혐의 처분이 나온 만큼,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을 외부로 유출한데 따른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이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내 청소년단체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 입장과는 달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라는 단체는 편향적이지 않고 좀더 신중하게 움직였어야 한다"며 "당시에 지부가 막 생겨났고, 데뷔전(?)을 치루기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한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