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초등생 그림에 '색깔론 덧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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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8-01-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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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기 그림 실린 우리은행 달력…"안보불감증 자화상" 비난 쏟아내

  • 반년전 선거홍보물 인공기로 물의…누리꾼 "구태정치 반복" 비판

[사진=온라인 ]


우리은행이 2018년도 탁상달력 디자인으로 채택한 학생 미술대회 수상작 속에 북한 인공기가 등장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과거 홍보물에 인공기를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제작한 2018년 탁상형 달력 10월에는 '쑥쑥 우리나라가 자란다'는 제목의 그림이 게시됐다. 초등학생이 그려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은 이 그림에는 '통일나무'라는 나무에 태극기와 인공기가 걸려 있다.

이에 대해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친북 단체도 아니고 우리은행이라는 공적 금융기관의 달력에 인공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대한민국 안보 불감증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는 논평을 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새해 단배식에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당 공식 홍보물에 인공기를 그려 넣은 적이 있다. 지난해 5월 한국당 경남도당은 당시 홍준표 한국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등장하는 사전투표 홍보물에 인공기를 넣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선거독려합시다’라는 글과 함께 1번(문재인 더불어민주당), 3번(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옆에 이름 대신 인공기를 넣은 투표용지 모양의 홍보물을 게시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2번 홍 후보의 기호 옆에는 태극기와 함께 기표도장 모양을 나란히 새겼고,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넣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이 색깔론을 동원한다는 비판이 일자 경남도당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며 진화에 나섰다.

결국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해당 게시물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런 이유에서 반 년 전만 해도 인공기가 들어간 홍보물로 정치적 이득을 꾀하던 한국당이 되레 초등학생의 미술작품을 두고 맹비난을 쏟아낸 것은 또 하나의 구태정치의 반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생 자녀를 둔 황모씨(38)는 “반공미술 대회가 아닌 이상 통일나무가 자란다는 주제에서 인공기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어린 학생의 그림을 정치적 잣대로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인 안모씨(36)는 “통일을 주제로 충분히 인공기를 그릴 수 있다고 본다”며 “동등하게 태극기가 나와 있는데 이마저 문제삼는다면 과거처럼 북한을 괴물로 그려놓아야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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